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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은 미신에 사로잡힌 한 작곡가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이별에 대한 음악을 소개하려 합니다.
https://youtu.be/c7PxxNaXeqg?si=B3EemR4E6mD-QeI0
곡명 : 교향곡 9번 라장조 (Symphony No.9 in D Major)
작곡가 : 말러 (Gustav Mahler, 1860-1911)
후기 낭만 음악의 빛나는 업적을 이룩한 작곡가이자 지휘자 구스타프 말러는 미완성 교향곡을 비롯한 10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으며, 특히 '죽음'에 대한 사색을 녹여낸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가곡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와 같은 작품이 대표적인데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이후 슈베르트, 드보르자크, 글라주노프, 브루크너, 아테르베리 등의 작곡가들이 9번 교향곡의 작곡을 완성하거나 완성단계에서 사망하였기에, 9번 교향곡을 작곡하면 죽는다는 '9번의 저주'가 팽배하였습니다. 구스타프 말러 역시 8번 교향곡인 <천인 교향곡>을 완성한 이후 이 미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실질적으로 9번째 교향곡인 <대지의 노래>를 작곡한 후에도 이 곡에 번호를 붙이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그래서 <대지의 노래>가 완성되고 다음 해인 1909년 작곡에 들어간 그 다음 교향곡에 9번을 붙일지 10번을 붙일지에 대한 고민과 죽음에 대한 사색이 커져갔었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1910년 완성된 이 교향곡은 결국 9번째 교향곡으로 명명되었고, 구스타프 말러는 실질적으로는 10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9번 교향곡의 저주를 받아 1911년 '제10번 교향곡'의 초고만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교향곡은 '죽음의 교향곡', '이별과 죽음'과 같은 부제로 불리는데요. 그 이유는 말러가 악보 곳곳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이별에 대한 메모를 남겼기 때문입니다.
직전 교향곡인 <대지의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작되는 이 교향곡의 1악장은 편안하게 보통의 느린 속도로란 의미로 연주하라는 '안단테 코모도 (Andante Comodo)'가 지시되어 있습니다. 267마디에 '오 젊은 시절이여! 사라져버렸구나! 오 사랑이여! 가버렸구나! (O Jugendzeit! Entwundene! O Liebe! Verwehte!)'라는 글귀를, 독주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등장하는 434마디에 '안녕! 안녕! (Leb' Wohl! Leb' Wohl)'이라는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 메모를 남긴 이 악장 때문에 말러의 교향곡은 '죽음의 교향곡'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2악장 '느릿한 렌틀러의 속도로, 조긍은 서두르고 매우 거칠게 (Im Tempo eines gemaechlichen Laendlers. Etwas taeppisch und sehr derb)'는 '죽음의 무도'라고도 불리는 악장입니다.
3악장 '론도-익살스럽게. 매우 빠르게. 아주 고집스럽게 (Rondo-Burleske. Allegro assai. Sehr tratzig)'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특히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클라리넷의 왜곡에 대한 부분은 말러의 제자였던 지휘자 멩겔레스크가 '공포의 찡그림'으로 연주하라는 지시를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4악장 '아다지오. 매우 느리게, 그리고 더 주저하듯 (Adagio. Sehr langsam und noch zurueckhaltend)'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한 죽음에 대한 초월적인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곡 전체의 마지막 부분에서 현악기들만이 말러가 지시한 '죽어가듯 (Ersterbend)'이란 명령을 수행하며 사라져갑니다. 그리고 잠시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의 선율이 등장은 하지만 끝맺음은 못하고 사라집니다.
7시 클래식의 9번째 글인 오늘, <9번의 저주>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으나, 결국 그 죽음에 대한 온전한 인정과 이별을 준비한 위대한 작곡가의 작품과 함께 추운 하루를 견뎌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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