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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달 첫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007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라고도 불리며 현재까지 무려 25편의 영화가 제작, 첩보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라 할 수 있는 영화 시리즈입니다.
1962년 ‘숀 코너리 (Sir Sean Connery, 1930-2020)’ 주연의 <살인 번호>를 시작으로 한 이 <007 시리즈>는 암호명이 007인 영국의 비밀 첩보 요원 제임스 본드의 비밀 임무를 그리고 있습니다. 숀 코너리 주연의 1964년 <007 골드 핑거>, 1971년 <007 죽느냐 사느냐>, ‘티모시 달튼 (Timothy Dalton, 1946-)’ 주연의 1989년 <007 살인 면허>, ‘피어스 브로스넌 (Pierce Brosnan, 1953-)’ 주연의 1995년 <007 골든 아이>, 1997년 <007 네버 다이> 등 다양한 매력의 배우들이 다양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하였으며, 2008년 <007 카지노 로얄>, 2012년 <007 스카이폴>, 그리고 올해 개봉 예정인 <노 타임 투 다이>까지 현재는 ‘다니엘 크레이그 (Daniel Craig, 1968)’가 주연인 제임스 본드를 맡고 있습니다.
역시나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007 시리즈의 24번째 영화인 <007 스펙터 (007 Spectre)>는 2015년 개봉한 영화로 <007 스카이폴>을 비롯하여 <아메리칸 뷰티>, <레볼루셔너리 로드>, <1917> 등의 영화를 프로듀싱한 잉글랜드의 영화 감독 ‘샘 멘데스 (Sir Sam Mendes, 1965-)’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 뿐만 아니라 프랑스 출신의 ‘레아 세이두 (Lea Seydoux, 1985-)’, 이탈리아 출신의 ‘모니카 벨루치 (Monica Anna Maria Belluci, 1964-)’, 영국의 ‘랄프 파인즈 (Ralph Fiennes, 1962-)’와 같은 다양한 국적의 인상적인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는 <007 스펙터>는 영국 비밀 첩보국 ‘MI6’가 멕시코에서 일어난 폭발 테러 이후에 해체 위기로 몰리게 되고, 최악의 테러 조직 ‘스펙터’와 자신의 과거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 제임스 본드가 MI6에게도 외면을 당하고 위기를 맞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모니카 벨루치가 분한 미모의 이탈리아 여인 ‘루치아’가 장례식이 끝나고 난 후 집에 돌아와 음악을 틀고 술을 한잔 하며 정원의 수영장 앞으로 걸어갈 때 몰래 암살자들이 그녀의 뒤를 따라오는 장면에 인상적인 클래식 음악이 등장하는데, 그 곡이 바로 비발디의 종교 음악 ‘주 없이는’ 중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시니’입니다.
사계, 조화의 영감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린 연주자 ‘안토니오 비발디 (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는 붉은 머리칼을 가진 성직자였기에 ‘붉은 머리의 사제 (Il Prete Rosso)’라는 별명으로 불리우기도 하였던 음악가입니다.
그가 1730년 말 경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자필 악보는 발견되지 않았고 필사 악보만 발견된 작품인 ‘니시 도미너스 (Nisi Dominus, RV. 608)’는 ‘주 없이는’이라 불리는 독창 종교 음악곡집이며 9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님이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이라고도 불리는 이 곡은 성무일과라고도 불리는 카톨릭의 기도문인 ‘성무일도’ 중 저녁기도문 가운데 하나인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를 찬미하기 위한 저녁기도 (Vespro della Beata Cergine)’의 형식을 지니고 있습니다.
1. Nisi Dominus (주 없이는)
2. Vanum est vobis (당신이)
3. Surgite Postquam sederitis (나중에 일어나)
4. Cum dederit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시니)
5. Sicut sagittae in manu potentis (손에 있는 화살로)
6. Beatus vir qui implevit (심으시는 자)
7. Gloria Patri et Filio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영광/영광송)
8. Sicut erat in principio (처음과 같이)
9. Amen (아멘)
위의 저녁 기도문 형식의 니시 도미누스는 화려하면서도 매혹적인 보컬의 아리아, 레치타티보 등과 통주 저음 반주의 아름다운 성악곡입니다.
그 중 4번째 곡인 ‘컴 데데리트 (Cum Dederit)’는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이에게는 잘 때에 그 만큼을 주신다’란 뜻의 원문 ‘컴 데데리트 디렉티스 수이스 솜눔 (Cum dederit dilectis suis somnum)’의 첫 구절로 성경 중 시편 126편을 가사로 하고 있습니다.
1. 여호와께서 시온의 포로를 돌려 보내실 때에 우리는 꿈꾸는 것 같았도다
2. 그 때에 우리 입에는 웃음이 가득하고 우리 혀에는 찬양이 찼도다. 그 때에 뭇 나라 가운데에서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다 하였도다.
3.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큰 일을 행하셨으니 우리는 기쁘도다.
4. 여호와여 우리의 포로를 남방 시내들 같이 돌려 보내소서
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6.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느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
컴 데데리트를 포함 니시 도미누스는 남성 카운트테너 가수들이 사랑하는 곡들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독창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목소리가 우리의 귀를 사로잡는 아름다운 비발디의 클래식 작품 ‘컴 데데리트’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는 영화 <007 스펙터>, 제임스 본드는 절체절명의 위험에 놓인 아름다운 ‘루치아’를 암살자들에게서 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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