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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76.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차이코프스키 '1812 서곡'

by zoiworld 2022.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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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191 입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1년 정도 개봉이 미뤄지며 2021년 12월에 개봉한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The King’s Man>’은 영국식 첩보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킹스맨’ 영화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자, 킹스맨이란 첩보 조직이 탄생한 배경을 그리고 있는 프리퀄 영화입니다.

‘킹스맨’ 시리즈를 모두 연출한 영국의 감독 ‘매슈 본 (Matthew Allrad de Vere Drummond Vaughn, 1971-)’이 세번째 킹스맨 영화의 감독을 맡았으며 우리에게는 쉰들러 리스트와 해리포트의 악당으로 잘 알려진 영국 배우 ‘랄프 파인즈 (Ralph Natahniel Twisleton-Wykeham Fiennes, 1962-)’가 주인공인 영국의 옥스포드 공작 역을 연기하였습니다.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암살하고 세계에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모인 악당들의 조직 ‘목자의 무리’에 맞서는 옥스포드 대공이 ‘킹스맨’이라는 조직을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에서 ‘목자의 무리’의 다양한 악당들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 된 계기가 된 ‘사라예보 사건’의 주범인 ‘가브릴로 프린치프 (Gavrilo Princip, 1894-1918)’, 아름다운 무용수이자 스파이였던 ‘마타 하리 (Mata Hari, 1876-1817)’와 같은 다양한 국적의 실존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그려졌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배우들이 그 역을 맡고 있습니다.

첫 킹스맨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클래식 작품들을 배경으로 그려냈던 매튜 본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상징적인 클래식 작품을 이 영화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악당으로 그려지는 파계 수도승이자 권력자였던 ‘그리고리 라스푸틴 (Grigori Tefimovich Rasputin, 1869-1916)’ 역을 맡은 웨일스의 배우 ‘리스 이반스 (Rhys Ifans, 1967-)’가 옥스포드 대공을 죽이려고 하는 순간 옥스포드 대공을 구출하기 위하여 대공의 아들 ‘콘래드 (해리 디킨슨 분)’와 ‘숄라 (자이먼 운수 분)’가 싸우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곡인데요, 이 곡은 바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가 작곡한 ‘1812 서곡’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발레곡인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비롯하여 피아노 협주곡, 바이올린 협주곡 등으로 대표되는 러시아의 작곡가인데요. 그는 환상 서곡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의 음악사에 길이 남을 서곡을 남긴 음악가이기도 합니다. 차이코프스키는 프랑스의 정복자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하는데 실패하고 궤멸한 ‘보로디노 전투’를 기념하기 위하여 작곡하였습니다.

 

보로디노 전투는 1812년 모스크바에서 120km 정도 떨어진 보로디노 지역에서 러시아 군대와 나폴레옹의 군대가 10만명이 넘는 사상자를 일으키며 치열하게 벌인 전투입니다. 양쪽 모두가 패배한 전투였으나 이 전투는 나폴레옹이 군대에게 치명상을 입혔고, 모스크바에까지 진입하고 항복을 받아냈음에도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퇴각을 결심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던 전투였습니다. 결국 함락을 당하기 전 이미 모스크바를 모두 파괴해버린 러시아 군대 때문에 혹한과 굶주림에 시달리며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던 나폴레옹의 군대는 1/10도 남지 못하였고 결국 나폴레옹이 몰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는 1880년 ‘1812 서곡’을 6주만에 완성하였으며 1882년 모스크바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 곡은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곡에는 프랑스 국가인 ‘마르세예즈’의 멜로디도 포함이 되어 대표적인 ‘표제 음악’의 특징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파트는 현악기로 성가 ‘신이 너를 보호하신다’로 조용하게 시작되며 나폴레옹 군대의 침략에 맞서기 위한 기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 파트는 북소리와 러시아 민요 등을 통하여 군대의 모습과 러시아 국민들의 저항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마르세예즈의 멜로디가 사라지며 러시아 민요 멜로디가 강조되는 파트는 나폴레옹 군대의 몰락과 러시아의 승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는 러시아의 국가와 승전보를 알리는 종소리가 등장합니다. 특히 야외에서 연주되는 경우 16발의 대포를 실제로 발사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 곡은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에서 러시아 전통 춤인 ‘코사크’가 연상되는 라스 푸틴의 현란한 전투 실력과 함께 울려 퍼지며 월등한 전투 실력을 자랑하는 그의 모습을 익살스러우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 외에도 영화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호두까기 인형’ 모음곡의 곡들이 배경 음악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잔인하긴 하지만 매우 인상적인 장면에 등장하는 찰떡 같은 클래식 음악들과 함께 2배 더 재밌게 영화를 즐겨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