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주소 : https://brunch.co.kr/@zoiworld/306
매일 아침 7시에 만나요! 1일 1 클래식!
2월 17일, 오늘은 13일에 들려드린 무소르그스키의 '벼룩의 노래'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을 들려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LZ1DrfBTil4?si=Sm5g63ijdDaRwx5X
곡명 : 벼룩의 노래 (Song of the Flea/Песня о блохе)
작곡가 : 루드비히 반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음악의 성인', 즉 '악성 (樂聖)'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독일의 위대한 고전 시대 작곡가 베토벤은 9개의 교향곡과 엘리제를 위하여, 6개의 피아노 협주곡,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등의 피아노 작품, 16개의 현악사중주,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 9개의 피아노 트리오 등의 다양한 기악 작품을 작곡하였습니다. 그는 오페라 '피델리오', '장엄미사'와 같은 다양한 성악이 들어가는 작품을 작곡하였는데요. 베토벤이 워낙 명작들을 많이 작곡하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그의 가곡은 '당신을 사랑해 (Ich liebe dich)', '멀리 있는 연인에게 (An die ferne Geliebte)'를 제외하고는 그렇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베토벤이 1790년부터 2년간 작곡한 '벼룩의 노래 (Flohlied)'는 괴테의 대서사극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부르는 노래로, 가사 자체가 괴테가 파우스트에 서사한 내용 그대로를 담고 있습니다.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하여 작곡한 가곡이 3개나 포함된 '6개의 노래 작품번호 75번 (6 Gesaenge, Op.75)' 중 3번 곡인 이 '벼룩의 노래'는 무소르그스키의 작품과 달리 이 곡은 원어인 독일어 그대로 쓰였으며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Es war einmal ein Koenig. 옛날 옛적에 어느 임금이
Der hatt' einen grossen Floh. 커다란 벼룩 한 마리를 키웠네
Den liebt er gar nicht wenig. 그는 벼룩을 적잖이 사랑하였고
als wie seinen eig'nen Sohn. 친아들처럼 애지중지 하였다네
Da rief er seinen Schneider. 임금이 그의 재단사를 부르고
der Schneider kamm heran: 재단사는 즉시 달려 왔다네:
"Da, miss dem Junker Kleider, "자, 귀족에게 걸맞은 옷을
und miss ihm Hosen an!" 그리고 바지를 맞춰 줘라"
Im Sammet und in Seide 비단실과 명주실로
War er nun angetan, 그는 완전히 차려 입었다네,
Hatte Baender auf dem Kleide, 옷에는 갖가지 리본을 달고
Hatt' auch ein Kreuz daran, 십자가도 매달아 뒀다네.
Und war sogleich Minister, 그는 바로 재상이 되었고,
Und hatt einen grossen Stern. 커다란 훈장을 받았다네.
Da wurden seinen Geschwister 그의 형제자매들도 함께
Bei Hof auch grosse Herrn. 궁의 높은 벼슬을 차지 했다네
Und Herrn un Frau'n am Hoge. 궁궐의 하인들과 시녀들
Die warem sehr geplagt, 그들은 몹시 괴로웠다네.
Die Koenigin und die Zofe 왕비와 궁녀들은
Gestochen und genagt, 이리 물리고 저리 뜯겼다네.
Und durften sie nicht knicken, 그렇지만 그들은 벼룩을 으깨지도
Und weg sie jucken nicht, 가렵다고 긁을 수도 없었네
Wir knicken und ersticken 우리라면 당장 으깨고 뭉게버릴텐데
Doch gleich, wenn einer sticht. 당장이라도, 벼룩 하나가 문다면.
간신들을 벼룩에 빗대어 어리석은 왕을 풍자한 노래인 베토벤의 벼룩의 노래는 무소르그스키의 가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지만, 역시나 아주 스펙타클하게 내용을 풀어나가는 재미있는 곡입니다. 흐린 날씨에 몸이 무거워지는 토요일이지만 주말을 즐겁게 만끽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쏘냥의 클래식 칼럼 > 브런치북 [7시 클래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시 클래식 - 2월 19일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0) | 2024.02.19 |
---|---|
7시 클래식 - 2월 18일 드보르작 피아노오중주 2번 (0) | 2024.02.18 |
7시 클래식 - 2월 16일 쇼팽 겨울 바람 (1) | 2024.02.16 |
7시 클래식 - 2월 15일 비버 수호천사 (1) | 2024.02.15 |
7시 클래식 - 2월 14일 슈만 헌정 (0) | 2024.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