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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린아이가 갑자기 어른이 되며 겪는 좌충우돌을 그린 영화와 그 영화에 등장하는 클래식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우로도 활동하였으며 영화 <그들만의 리그>, <사랑의 기적>, <르네상스 맨> 등을 제작한 20세기 대표적인 여성감독 ‘페니 마셜 (Carole Penny Marshall, 1943-2018)’의 대표작인 <빅 (Big)>은 1988년 제작된 영화입니다.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로 항상 상위권에 올라오는 배우 ‘톰 행크스 (Tom Jeffrey Hanks, 1956-)’는 이 영화 <빅>으로 마셜 감독과 인연을 맺어 <그들만의 리그>에까지 출연하게 되었는데요. 톰 행크스는 영화 <빅>에서 갑자기 30세의 어른이 된 13세의 소년 ‘조시’의 어른 역할을 맡아 순수한 모습을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 <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키가 작아 좋아하는 같은 반 여학생 ‘신시아’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조시, 급기야 놀이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놀이기구를 타려 했으나 키가 작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절당해 좌절하고 맙니다. 결국 발길을 돌린 조시의 눈에 띈 점쟁이 기계 ‘졸타’, 조시는 동전을 넣고 키가 빨리 크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고, 기계는 ‘소원이 이뤄졌다’란 대답을 내놓습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조시는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한 것을 보고 당황합니다. 아버지의 옷을 급히 입고 어머니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려 했으나, 어머니는 조시를 아들 납치범으로 오인하고 쫓아냅니다. 조시는 궁여지책으로 친구인 빌리를 찾아가고 그와 함께 ‘졸타’를 찾아 나섭니다. 뉴욕으로 향한 그들은 6주를 기다려야 다시 졸타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시는 6주간의 어른 생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운 좋게 장난감 회사에 취직한 조시는 주말에 장난감 가게에서 실제로는 어린아이이지만 어른의 몸으로 어린아이처럼 즐겁게 놀고 이를 지켜본 장난감 회사의 사장의 눈에 들게 되어 부사장으로까지 승진하게 됩니다. 자신을 마음에 둔 회사 동료 수잔과 가까워지며 점점 어른의 삶에 익숙해지던 조시에게 드디어 졸타를 찾아냈다는 소식과 함께 빌리가 나타납니다. 조시는 지금의 어른의 삶과 원래의 어린아이의 삶에서 선택을 앞두게 되고, 결국 가족과 친구들이 있는 어린아이의 삶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다시 어린아이의 몸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조시와 그런 조시를 뒤따라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수잔과 이별하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바로 어른이 된 조시와 장난감 회사 사장이 함께 발 건반 위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인데요. 이 때 연주되는 곡이 바로 누구나 다 아는 곡인 ‘젓가락 행진곡’입니다.
원래 이 ‘젓가락 행진곡’의 원제는 ‘축하 왈츠 (The celebrated chop waltz)’, 또는 썰다는 의미의 ‘찹 왈츠 (Chop Waltz)’입니다. 이 곡은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여성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유피미아 앨런 (Euphemia Allen, 1861-1949)’의 대표작입니다. ‘아르튀르 드 륄리 (Arthur de Lulli)’란 예명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16세에 오빠인 피아니스트이자 출판업자 ‘모차르트 앨런 (Mozart Allen)’과 함께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 바로 이 ‘젓가락 행진곡’입니다. 마치 도마에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닮은 왈츠 곡이라 ‘찹 왈츠’라고도 불리던 이 곡은 젓가락 두 개를 각각 한 손에 쥐는 것과도 닮아서 찹 대신 젓가락으로 불리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왜 갑자기 행진곡으로 불리게 되었는지는 아직까지도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두 명의 연주자가 한 피아노 앞에 함께 앉아 네 손을 위한 곡으로도 연주가 가능하고 조금 더 화려하게 편곡하여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으로도 연주가 가능한 이 곡은 후에 러시아 5인조 중 무소르그스키를 제외한 림스키 코르사코프, 보로딘, 쿠이, 발라키레프가 보로딘의 딸 ‘가니아 보로딘’을 위하여 변주를 쓴 협업 작품으로 편곡하기도 하였습니다.
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 ‘빅’에서 상징적으로 등장하는 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오랜 시간 여운을 남겨 준 그야말로 영화를 살린 클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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