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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세계적인 감독임을 입증한 봉준호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아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옥자>는 안서현, 변희봉, 최우식, 윤제문과 같은 우리나라 배우들뿐만 아니라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 스티븐 연, 릴리 콜린스와 같은 굵직한 헐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한미 합작 영화입니다.
유전자 조작으로 슈퍼돼지를 ‘칠레 농장에서 발견한 돌연별이 돼지’라 속이고 미국 애리조나 농장에서 자연교배로 26마리의 새끼를 낳았다고 발표한 미란도 기업의 CEO ‘루시 미란다 (틸다 스윈턴 분)’는 이 26마리의 슈퍼 돼지를 세계 26개국의 농민들에게 보내 10년 뒤에 가장 잘 기른 슈퍼 돼지를 정하기로 합니다. 그 중 한 마리가 바로 강원도 산골의 농민 ‘주희봉 (변희봉 분)’에게 분양되어 옥자란 이름으로 키워집니다. 10년이 지난 후 희봉의 손녀 ‘주미자 (안서현 분)’는 부모를 잃고 옥자를 유일한 친구로 삼아 지내고 있습니다.
약속의 날, 미란다 그룹에게 스카우트 된 장수 동물 프로그램 <애니멀 매직 라이브쇼>의 진행자 겸 수의사 ‘닥터 조니 (제이크 질렌할 분)’가 사람들과 카메라와 함께 들이닥쳐 옥자를 검사하고 우승자로 선정합니다. 희봉은 아무것도 모르는 미자를 데리고 자리를 피하고 그 사이에 조니 박사와 일행은 옥자를 데리고 사라져버립니다.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길을 나서고, ‘동물해방전선 (ALF)’의 도움 아닌 도움 등을 통하여 옥자와 다시 만나고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뉴욕까지 찾아가게 됩니다. 미자는 옥자를 구하고 다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봉준호 감독은 모순적인 것, 불편한 것들을 함께 배치하거나 충돌시키는 방법을 통하여 자신만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감독으로 영화 <옥자>에서도 그러한 봉준호 감독 특유의 장면들이 많이 담겨있습니다. 그 중 옥자와 미자가 수송차에 실려 닥터 조니의 실험실에 당도하기까지 옥자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음악이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 등장하는 곡이 바로 로비라의 탱고곡인 ‘에바리스토 카리에고 (A Evaristo Carriego)’입니다.
‘에바리스토 카리에고 (Evaristo Carriego, 1883-1912)’는 ‘라 반델라 첼레스테 (La bandera celeste)’, ‘라 폰다 (La fonda)’와 같은 시를 쓴 아르헨티나의 시인이자, 여러 탱고 음악의 가사에 큰 영향을 미친 시인이기도 합니다. 그를 기리기 위해 작곡된 탱고곡 ‘에바리스토 카리에고’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다양한 버전으로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에두아르도 로비라 (Eduardo Oscar Rovira, 1925-1980)’는 200곡이 넘는 탱고 작품들을 작곡하였는데, 그가 1969년에 작곡한 ‘에바리스토 카리에고’는 위대한 탱고 음악가 ‘오스발도 푸글리에세 (Osvaldo Pugliese, 1905-1995)’의 악단이 처음으로 녹음하여 발표를 하였습니다. ‘레멤브란차 (Remembranza)’, ‘라슘바 (La Yumba)’, ‘말라 훈타 (Mala Junta)’ 등의 곡들과 함께 푸글리에세의 가장 대표적인 곡들 중 하나로 손꼽히는 ‘에바리스토 카리에고’는 여러 탱고 댄서들에게 영감을 주며 공연 곡으로도 자주 선곡되는 매우 정열적이면서도 애수에 찬 곡입니다.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영화 ‘옥자’는 넷플릭스 이용자를 늘리는 효과를 보여주며 봉준호 감독만의 영상미와 풍자적인 요소들이 매우 잘 들어가 있는 작품입니다. 다양한 평가를 보여준 옥자처럼 다양한 배경 음악을 영화에 담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선택을 받은 매우 애절한 탱고 음악 ‘에바리스토 카리에고’와 어우러지듯 이질적인 장면이 매우 인상적인 영화 옥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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