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호 중 한명인 “알퐁스 도데 (Alphonse Daudet, 1840-1897)”는 “월요 이야기 (1873)”, “황금 뇌의 사나이”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입니다. 그 중 월요이야기 속 “마지막 수업”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알퐁스 도데는 극작가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희곡 “아를의 여인”입니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 (Vicent van Gogh, 1853-1890)”의 대표적인 회화 작품 “아를의 여인”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아를의 여인”의 줄거리는 흔한 삼각관계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남자주인공 “프레데리”는 아를의 여인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어 그녀와 연인이 되고 또 결혼을 결심하는데 그때 이 여인의 옛 연인인 미티피오는 프레데리를 찾아와 여인의 부정함을 털어놓게 됩니다. 프레데리는 자신의 일생의 사랑이라 믿었던 여인에 대한 배신감을 견디지 못하고 미치광이가 되어 자살을 하며 이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되는데요. 이 이야기의 특이한 점은 도데의 희극이나 연극에서도, 비제의 부수음악이 연주되는 음악극 속에서도 여자 주인공인 “아를의 여인”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1872년 당시 “보드빌 오페라 극장 (Theatre du Vaudeville)”의 지배인이었던 “카르발로 (Leon Carvalho, 1825-1897)”의 권유로 비제 (Geroges Bizet, 1838-1875)가 연극 “아를의 여인”을 토대로 성악을 포함한 27개의 곡으로 작곡한 것이 최초의 “아를의 여인”이었습니다.
비제의 본명은 “알렉산드르 세자르 레오폴 (Alexandre Cesar Leopold)”로 오페라 “카르멘”, “진주조개잡이”, “로마의 추억” 등의 작품을 작곡한 프랑스의 작곡가입니다.
그는 12월 <책속에 스며든 클래식 #6. 어둠의 속도, 어니스트 기로우드 “카르멘 모음곡”>에서 다루었던 카르멘 모음곡의 원곡인 오페라 카르멘의 작곡가로써 1875년 카르멘의 초연 실패 3개월 후에 금성 심근경색으로 36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작곡가이기도 합니다.
1872년 성악이 포함된 아를의 여인의 초기 버전 중 4곡을 모아 초연한 비제는 이 작품의 성공을 예감하고 조금더 다듬기로 결심, 대규모의 관현악 작품으로 편곡하게 되었고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연주하고 있는 “아를의 여인 모음곡 1번”입니다.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 역시나 많이 사랑받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비제가 완성시키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카르멘 모음곡 1번, 2번을 편곡하여 발표했던 미국 출신 프랑스 작곡가 “어니스트 길로우드 (Ernest Guiraud, 1837-1892)”가 비제의 사후에 완성시켜 발표한 작품입니다.
아를의 여인 모음곡 1번과 2번은 각각 4곡으로 작곡되어 있으며 모음곡 제1번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서곡 (Prelude)
오프닝을 담당하는 곡이며 프랑스 민요 “세 임금의 행렬”의 테마를 딴 행진곡의 선율도 흐르는 힘찬 곡입니다.
2. 미뉴에트 1번 (Minuetto No.1)
3막 전에 연주되는 미뉴에트로 아를의 여인을 포기하고 자신을 오랜 시간 사랑해온 소녀 비베트와의 약혼하는 프레데리를 축하하는 장면에 쓰이는 음악이며 프로방스 지방의 축제의 느낌이 물씬 풍겨나는 작품입니다.
3. 아다지에토 (Adagietto)
3막의 1장과 2장을 배경으로 작곡된 작품으로 약음기를 단 현악기군의 서글픈 멜로디가 이 희곡의 전체 분위기를 설명해주는 애절하면서도 가장 유명한 곡입니다.
4. 깔리용 – 종 (Carillon)
축제의 절정에 이르는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울리는 분주한 멜로디의 흥겨운 곡입니다.
비제와 어니스트 길로우드의 합작품인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은 아래의 곡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1. 목가 (Pastorale)
2개의 테마로 나눠진 이 작품의 첫번째 테마는 희곡의 2막 전에 연주되고 두번째 테마는 막이 올라간 후에 시골의 전원 속에서 멀리 무대 뒤에서 울려오는 합창의 선율과 함께 연주됩니다. 프레데리가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사랑하지 않는 여인과 결혼할 것을 결심하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입니다.
2. 간주곡 (Intermezzo)
2막의 1장과 2장 사이에 나오는 장엄하면서도 애절한 곡으로 후에 “신의 어린 양 (Agnus Dei)”의 라틴어 가사를 붙여 독창곡으로도 편곡되어 사랑받고 있습니다.
3. 미뉴에트 2번 (Minuetto No.2)
원래 극중 음악에서는 나오지 않는 곡이지만 1867년 초연된 비제의 오페라 “아름다운 퍼드 아가씨 (La Jolie Fille de Perth)”의 미뉴에트에서 발췌하여 넣었으며 지금은 플루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 연주되는 우아한 작품입니다.
4. 파랑돌 (Farandole)
3막에서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6/8박자의 민속 무곡인 “파랑돌”에 맞춰 마을 사람들이 춤을 추는 장면에서 이 춤곡과 합창을 편곡해 오케스트라를 위해 편곡한 작품으로 흥겹고도 우리의 귀에 익은 멜로디가 흥을 돋우어 줍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 비제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반 고흐의 대표 작품들에 영감이 되었던 프랑스의 대문호 알퐁스 도데의 “아를의 여인”, 이 작품은 1897년 이탈리아 작곡가 “프란체스코 칠레아(Francesco Cilea, 186-1950)”의 오페라 “아를의 여인 (L’arlesiana)”으로도 완성되어 무대에 올려지기도 했을 정도로 다양한 작품들의 모티브가 되며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만이 아닌 클래식 속에 스며든 문학 작품으로 평가되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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