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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저번
14, 15
번 칼럼에 이어 클래식 음악이 들어있을거라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영화와 클래식 명곡에 대해 다뤄보려 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2003
년 개봉한 한국 사극 코미디 영화“
황산벌”
입니다.
한국 코미디 영화 속에서도 쉽게 상상하기 힘든 클래식 음악이“
사극”
영화에 들어있다는건 정말 의외일 것입니다.
황산벌은 지금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을 칭하던 지명이었으며
, 660
년 백제와 신라 사이에 일어난 전투가 있었던 장소이며 이 전투를“
황산벌 전투”
라 칭하였습니다.
당시 백제의 왕이었던“
의자왕(596~678)”
에게서5
천여명의 군사만을 배치받은 비운의 명장“
계백(607~660)”
장군은5
만의 신라와 중국의 연합군의 공격을4
번이나 막아내었으나 마지막5
번째 공격에는 버티지 못하고 전멸되었고,
이 전투에서 패한 백제는 당시 중국 당나라와 연합을 맺은70
만이 넘는 신라군의 공격을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멸망하게 되는데요.
영화
“
황산벌”
은“
왕의 남자”, “
사도”, “
동주”
등으로 유명한“
이준익(1959~)”
감독이 이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신라의“
김유신(595~673)”
과 백제의 계백 장군의 군사들이 황산벌에서 대결하며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영화입니다.
물론 이 영화
“
황산벌”
은 계백 장군의 입장에서 비극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긴 합니다.
하지만 기마전,
욕 배틀 등등 기상천외한 대결 방법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하는 웃음 요소들을 넣어주며 자칫 무겁게 흘러갈 수 있었던 영화를“
코미디”
의 구성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계백 장군 역의
“
박중훈(1966~)”,
김유신 역의“
정진영(1964~)”,
의자왕 역의“
오지명(1939~)”
외에도“
이문식(1967~)”, “
류승수(1971~)”, “
김승우(1969~)”, “
신현준(1968~)”, “
전원주(1939~)”, “
김선아(1973~)”, “
우현(1964~)", “
안내상(1964~)”
등 크고 작은 역할조차 화려하게 캐스팅한 이준익 감독의 신의 한수 덕분에2003
년 역대급 큰 흥행을 불러일으키며 한국 코미디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란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2011
년 신라와 고구려의 전투를 그린“
평양성”
이 후속작으로 제작,
개봉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
사투리”
가 큰 역할을 하였는데요.
삼국 시대에 분명 백제어,
고구려어,
신라어가 따로 있었다는 고증이 있고 그 지방의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사투리와 비슷했을 것이라 추측은 하고 있지만 이는 이준익 감독이 극의 재미와 당시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화한 것이지 완벽히 재현해 낸 것은 아니며,
그 역할의 지위가 귀족이나 왕이든 졸개이든간에 상관없이 백제는 전라도 사투리를,
신라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사투리로 욕 배틀을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지만
,
무엇보다 계백 장군이“
거시기 할 때까지 갑옷을 머시기해불자~”
라는 말을 몰래 엿들은 신라의 스파이가“
김법민(
안내상)”
장군 앞에서 보고를 하고“
암호해독관(
정해균, 1968~)”
이 이“
거시기”
와”
머시기”
의 뜻을 알아내기 위해 한자까지 조합해서 해독하는 노력을 하는 장면이 가장 포복절도할 장면이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우스꽝스러운 장면에서 나오는 배경 음악이 바로 보케리니의 현악
5
중주 마장조 작품번호11 (G 275)
의5
번 중3
악장“
보케리니의 미뉴에트”
입니다.
“
루이지 로돌포 보케리니(Luigi Rodolfo Boccherini, 1743~1805)”
는 이탈리아의 첼리스트이자 고전 음악 작곡가였습니다.
그는 하이든의 음악을 숭배하고 따르던 작곡가로 실내악 작품을 많이 작곡했는데요.
기존의 실내악 음악의 구성이 아닌 조금 다른 악기 구성의 음악들을 많이 작곡한 작곡가입니다.
그는 기존 현악사중주의
2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작품을100
여곡이 넘게 작곡했을 뿐만 아니라 현악사중주에 첼로를 한대 더 넣어2
대의 바이올린과 비올라, 2
대의 첼로의 현악5
중주의 작품을 처음으로 작곡한 작곡가이며,
이 현악5
중주를 위한 곡도137
곡이나 작곡했습니다.
보케리니의 방대한 작품은
1969
년 프랑스의 음악학자인“
이브 제라르(Ives Gerard, 1932~)”
가 정리를 해 카탈로그로 분류,
발표되었으며 지금은“Opus”
의 작품 번호 외에도 이브 제라르의 성을 딴“G”
라는 작품 번호 기호를 붙여 함께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
황산벌”
영화에 나온 보케리니 현악5
중주 작품은 작품번호11
번, G 275
번의 작품 모음 중5
번째 작품의3
악장입니다.
이“
보케리니 현악5
중주5
번(L. R. Boccherini Stringquintet in E Major, Op. 11, G. 275, No.5)”
은1
악장Andantino mosso, 2
악장Allegro con spirit, 3
악장Minuetto, 4
악장Rondo, Allegretto
이렇게4
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그 중3
악장 미뉴에트(Minuetto)
는 가장 유명한 곡이며“
보케리니의 미뉴에트”
란 이름으로 다양한 편성으로 독립적으로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미뉴에트는 원래 프랑스의 시골에서 추던
3
박자의 민속 춤곡입니다. 17
세기 즈음엔“
미뉴에트”
춤과 음악의 유행이 확산되며 프랑스 궁중에서도 우아한 춤곡으로 많이 사랑받게 되었고,
그 이후에는 교향곡,
모음곡,
소나타 등의 한 악장(
주로3
악장)
으로 쓰이게 되는 음악 형식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전라도 사투리
“
거시기”
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직접 말하기 난처할 때 대신 쓰이는 대명사나 감탄사,
또는 남성 생식기를 뜻하기도 하며“
머시기”
는 무엇이란 뜻이 더 첨가되어 있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사전적인 의미로만 정의내리기엔 이“
거시기”
와“
머시기”
는 다양하게 여러 상황에서 쓰이기 때문에 많이 쓰고 들을 수 있는 전라도 지방의 사람이 아닌 이상 그 의미를 헤아리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이 정확한 뜻을 알 수 없어
“
거시기 할 때까지 갑옷을 머시기해불자~”
라는 계백 장군의 말이 그저 단순하게“
전쟁이 승리로 끝나거나 우리가 죽기 전까지 갑옷을 벗지 않도록 한다!”
라는 필승 의지를 표명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신라의 진영에서 이해를 못해 쩔쩔매며 시종일관 진지하게 해독을 하려 애쓰는 장면을 연출해내며 큰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영화
“
황산벌”
안에서 전라도 사투리“
거시기”
란 단어를 전국적으로 유행시키며 영화 속 가장 코믹한 장면으로 우리의 기억에 자리잡게 된“
씬(Scene)”
과 배경 음악인 클래식 명곡“
보케리니의 미뉴에트”
는 또하나의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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