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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17.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by zoiworld 2017.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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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brunch.co.kr/@zoiworld/23 입니다~~^^

 
우리에게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라고 알려져있는 유명한 작품

현과 오르간을 위한 아다지오

(Adagio in g minor for Violin, Strings, and Organ Continuo)

는 영화나 텔레비전

,

팝송 등에 널리 쓰이며 대중들에게 굉장히 친숙한 클래식 음악입니다

.

 

50

여편이 넘는 오페라와 소나타

,

협주곡 등을 작곡한 이탈리아 바로크 후기 시대의 작곡가

토마소 알비노니

(Tomaso Albinoni, 1671~1751)

가 작곡하고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비평가였던 음악 학자

지아조토

(Remo Giazotto, 1910~1998)

2

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드레스덴의 도서관에서 발견한 알비노니의 원본 악보 속 멜로디를 토대로 곡을 완성시켜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

 

지아조토가 발견했다는 악보의 원본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

당시 지아조토는 몇마디의 멜로디오와 베이스 부분만이 남겨져있던 악보의 스케치를 발견하고 그 것이 알비노니가

1708

년 경에 작곡한 작품 번호

4

번의 일부분이라고 추정

,

이 스케치를 바탕으로 현과 오르간을 위한 작품으로 완성시켜 발표하였습니다

.

그렇기에 현재는

비탈리

(Tomaso Antonio Vitali, 1663~1711)

샤콘느

(Chaconne)

가 비탈리 본인의 작품이 아닌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페르디난도 다비드

가 비탈리의 명성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작품을 비탈리의 이름을 빌려 발표했듯

,

이 작품 역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나 작곡가는 지아조토라는 의견에 힘이 실려있습니다

.

 

현재는 그 아름다운 선율 덕분에 오케스트라

,

다른 악기들로도 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버젼으로 편곡되고 있는 이 작품은 작년에 개봉한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속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영화의 긴 여운과 저미는 듯한 아픔을 보여주는데 공헌하였고

,

그에 힘입어 남자 주인공 역의

케이시 에플렉

(Casey Affleck, 1975~)

은 세계적인 영화 시상식인

2016

년 골든 글로브

(Golden Glove award)

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

 

You can count on me (2000),

마가렛

(Margaret, 2011)

등을 연출한 감독

케네스 로너건

(Kenneth Lonegan, 1962~)

3

번째 장편 영화인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케이시 에플렉 외에도

미셸 윌리엄스

(Michelle Ingrid Williams, 1980~),

카일 챈들러

(Kyle Chandler, 1965~).

루카스 해지스

(Lucas Hedges, 1996~)

등의 배우가 출연하였으며 영화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

 

메사추세츠 주의 동북 지역에 위치한

5000~6000

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작은 바닷가 마을 맨체스터

,

과거의 어떤 이유에서 이 맨체스터를 떠나 보스턴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외롭고도 거칠게 살아가고 있는

(

케이시 에플렉

)

는 어느 날 자신의 형인

(

카일 챈들러

)

가 심부전증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고향인 맨체스터로 향하게 됩니다

.

조는 리가 맨체스터에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

리는 맨체스터를 떠나기 전 작은 꼬마였던

,

지금은 건장한 고등학생이 된 조카

패트릭

(

루카스 해지스

)

과 만나게 되었고

,

조가 죽기 전 패트릭의 법적 후견인으로 리를 지정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

 

리는 패트릭을 데리고 보스턴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자신의 여자 친구와 밴드

,

친구

,

자신의 뿌리인 맨체스터를 떠나려 하지 않고

,

장례와 정리 등을 하며 맨체스터에서 시간을 보내던 리는 전처

랜디

(

미셸 윌리암스

)

와도 만나게 되며 그가 잊고 도망치려 했던 옛 기억과 상처들을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상실

슬픔

에 관한 영화입니다

.

리는 트라우마가 되어버릴 정도로 극심한 상처와 고통을 피해 도망

,

회피를 선택했던 사람이었습니다

.

결국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변해버린 리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그 아픔을 다시 마주하게 되며 차가운 바다 바람이 몸에 휘몰아치듯 되돌아온 상처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아름다운 맨체스터 마을의 배경과 함께 덤덤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

 

 

영화 속에서 과거의 기억은 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와 함께 보여집니다

.

아니

,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는 리의 테마인 곡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

보통 다른 영화에서 음악의 부분만이 쓰여지는 것이 아니라

10

여분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는 전곡이 들려지며 끊임없이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는 극도로 절제하고 있던 리의 감정

,

즉 그의 죄의식

,

사랑

,

행복

,

상처

,

상실

,

비극

,

후회 등 복잡한 리의 심리 상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며 극적인 대사가 없이도 관객들이 리의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가슴 시리도록 슬픈 클래식 명곡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로 함축되어 진 돌아온 상실의 아픔

,

상처를 드러내거나 고통을 소리지르지 않고 먹먹하지만 고요하게 견뎌내는 인물들의 모습을 섬세하게 풀어낸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

맨체스터를 떠나려는 리와 맨체스터에 남아있기를 간절하게 원하는 패트릭은 과연 타협을 할 수 있을까요

?

리는 다시 마주하게 되어버린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어떤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게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