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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달 2, 4번째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판타지아 1940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회처럼 1부와 2부가 나뉘고 인터미션 (Intermission), 즉 휴식 시간이 그 중간에 존재합니다.
1부의 마지막 곡이었던 쇼스타코비치의 봄의 제전이 끝나면 오케스트라가 모두 퇴장하고 막이 내리며, 2부의 시작인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의 연주를 위해 오케스트라가 입장을 해 다시 튜닝을 하는 모든 과정이 영화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오늘은 2부가 시작되며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입장, 튜닝을 한 후부터 전원 교향곡이 영상과 함께 연주되기 전까지 “디즈니”가 해설자인 “딤스 테일러 (Deems Taylor, 1885~1966)”와 함께 “인터미션”으로 집어넣은 재미난 영상에 대해 다뤄보려 합니다.
“사운드 트랙과 만나다 (Meet the Sound Track)”이라고 불리우는 5분여의 짤막한 영상은 2부의시작을 위해막이 열리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다시 입장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트럼펫이 재즈 풍의 음악을 연주하는 중간에 검은 실루엣으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던 음악가들의 모습은 다시 어두운 모습, 즉 연주자들의 모습은 그림자 지어져 있으나, 더블베이스, 첼로 등의 악기는 악기 본연의 갈색을 띄고 있는 모습으로 변해갑니다.
바이올린 등의 고음역대 현악기들이 튜닝을 끝내고 나면 어느새 뒤에서 즉흥적으로 연주하던 악기는 플룻으로 변해 있고 바순 등의 악기가 화면에 비치며 그 특유의 음을 소리내어주는 장면이 지나면 타악기가 튜닝을 하며, 첼로의 튜닝이 지나 더블베이스 주자의 즉흥 연주가 클로즈업되며 다른 악기들은 조용해집니다.
이 장면은 오케스트라 튜닝이라는 음악회에서 꼭 필요한 시간을 영상에 담아내면서도 한 악기 한 악기의 음을 들어볼 수 있는 자칫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는 영상을 교육적으로도 흥미롭게 잘 연출해낸 영상입니다.
줄을 손가락으로 뜯어서 소리내는 “피치카토 주법”으로 더블 베이스가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하고 그 음악에 맞춰서 클라리넷이 즉흥적인 음악을 연주합니다. 클라리넷의 주 멜로디를 받아 바이올린 솔로가 연주를 하며 모든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합류, 마림바 연주자에게 그 테마를 넘겨줍니다. 또 마림바의 연주가 튜바의 짧은 솔로로 이어지고 다시 클라리넷에서 더블베이스로 돌아오는 이 2분여의 즉흥적인 재즈 음악이 끝나면 해설자인 딤스 테일러가 무대 위로 등장합니다. 딤스 테일러가 Oh Yes!와 헛기침, 그리고 짧은 웃음 소리를 낼 때까지 클라리넷은 솔로 연주를 흥겹게 연주하지만요..
딤스 테일러는 판타지아의 실질적인 주인공을 소개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영상화된 “사운드 트랙 (Sound Track)”, 즉 소리입니다.
우리가 음악 프로그램을 실행시켰을 때 음파를 그래픽적으로 볼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데요.
판타지아 내에서는 사운드 트랙을 하나의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인격체”로 설정하여 재미나게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딤스 테일러가 사운드 트랙을 부르면 화면 한 귀퉁이에서 나올 듯 말 듯 망설이고 있는데, 딤스 테일러가 여러번 부르자 그제서야 화면 정중앙으로 선의 형태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사운드 트랙”은 여러 악기의 소리에 따라 화면에 다양한 변화를 주며 추상적인 음의 파장들을 색과 함께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며 클래식 악기들이 내는 음들의 특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클래식 악기인 하프, 바이올린, 플루트, 바순, 트럼펫, 타악기를 차례대로 등장시켜주고 있습니다.
처음 나오는 하프의 영상은 청록색과 노란색 계열의 곡선과 원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하프의 소리를 다양한 형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번째 현악기 군을 대표하는 악기로 바이올린의 소리가 등장하는데요. 이 때 노란색과 붉은색 직선의 모습 뿐만 아니라 높은 음 (하이 포지션)으로 올라가면 갈 수록 배경이 붉게 변하는 영상의 효과까지 적절하게 보여줍니다.
목관 악기 중 높은 음역대를 담당하는 플루트는 녹색, 흰색, 노란색의 조화를 보여주며 수묵화의 느낌을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금관 악기 중 가장 높은 음역대를 담당하고 있는 악기인 트럼펫은 노란색 배경에 노란색과 붉은색의 색감으로 표현해주고 있으며, 가장 높은 음을 연주할 때는 붉은 배경에 배경을 뚫고 나갈 듯한 큰 파장을 과장되게 보여줍니다.
목관 악기 중 가장 저음인 영역을 담당하는 바순, 파곳은 와인색의 어두운 배경 속 진홍색의 파장으로 나타내어집니다. 점점 저음으로 가면 갈 수록 배경은 검은색으로 파장의 중심은 푸른 빛을 띄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여지는 악기의 음파 영상은 타악기인데요. 베이스 드럼, 심벌즈, 작은 북, 트라이앵글을 붉은 배경 속에서 곡선과 직선의 화려한 모습으로 재미나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지금은 더이상 길지 않지만 개봉 당시 2시간이란 긴 상영 시간 중간 “인터미션”이란 쉬는 시간을 넣는 센스를 발휘한 디즈니 판타지아, 그리고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그 인터미션 역시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사운드 트랙”을 만나 그 사운드 트랙와 함께 “악기 탐방”을 하는 시간을 넣어 클래식 악기와 그 소리의 특징에 대해 좀더 쉽게 알 수 있도록 묘사한 “벤 샤프스틴 (Ben Sharpsteen, 1895~1980)“과 “데이비드 핸드 (David Hand, 1900~1986)”의 연출이 인상적인 5분간의 영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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