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유명한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의 “한 여름 밤의 꿈 (A Midsummer Night’s Dream)”은 셰익스피어의 가장 대표적인 희극 작품으로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랑하는 연극 작품이자 7, 8월의 무더운 여름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한 여름 밤의 꿈”의 희극을 토대로 작곡된 대표적인 클래식 작품은 바로 멘델스존의 음악극과 이 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 두 개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2017년 무더운 여름,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에서는 이 두 작품을 7월과 8월에 걸쳐 다뤄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그 첫번째로 벤자민 브리튼의 영어 오페라 “한 여름 밤의 꿈”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벤자민 브리튼 남작 (Edward Benjamin Britten, 1913~1976)”은 영국의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이면서 비올리스트였으며 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표현한 “전쟁 레퀴엠 (A War Requiem, Op.66)” ,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Peter Grimes)”, 관현악곡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The Young Person’s Guide to the Orchestra)” 등의 대표작을 작곡한 음악가입니다.
그는 1936년 평생의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영국의 테너 “피터 피어스 (Peter Pears, 1910~1986)”를 만나 많은 음악적 작업을 함께 하였으며 사회적 약자에 속했던 그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의 시선과 경험, 고통 등을 자신의 음악 속에 잘 표현해내었습니다.
특히 브리튼은 오페라를 작곡할 때 언제나 테너였던 피어스를 염두에 두고 함께 작업했었는데요.
“피터 그라임스”, “빌리 버드”와 같은 작품에서 피어스가 주역을 맡은 것과는 달리, 오페라 “한 여름 밤의 꿈”에서는 그가 타이틀롤이 아닌 단역을 맡았을 뿐이지만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토대로한 대본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셰익스피어가 1595~1596년 사이, 그의 나이 30대 초반에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희곡 “한 여름 밤의 꿈”은 연극으로도,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사랑받는 작품이기에 많은 작곡가들이 오페라로 만들고 싶어했던 희극이었습니다.
1826년, 당시 17세였던 독일의 작곡가 멘델스존이 서곡을 작곡, 후에 연극에 사용되는 극음악으로까지 작곡을 하였으나 오페라로 완성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영국의 작곡가 “헨리 퍼셀 (Henry Purcell, 1659~1695)“이 1692년 “요정 여왕 (The Fairy Queen)”이라는 오페라를 작곡하였으나 이 역시 셰익스피어의 희곡 전체를 다룬 것이 아닌 일부의 내용만을 떼어내 오페라로 만들었습니다.
1960년 브리튼의 나이 47세에 드디어 셰익스피어 전편의 내용을 압축시켜 3막짜리 오페라로 작곡을 완성, 현재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유명 음악 축제인 “알데버러 페스티벌 (Aldeburgh Fetival)”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하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세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이 오페라로 완성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각기 다른 집단의 복잡한 러브 스토리가 동시 다발적으로 엇갈리며 진행되는 복잡한 줄거리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년 중 가장 밤이 짦은 날, 또는 매년 악마와 마녀들이 활개를 치고 기괴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성 요한 축제”의 전날 밤인 6월 23일의 “한 여름밤 (Midsummer Night)“에 아테네 교외의 숲속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사건을 다룬 이 한 여름 밤의 꿈의 등장 인물은 “헤르미아 (Hermia)“. “라이샌더 (Lysander)”, “드미트리우스 (Demetrius)”, “헬레나 (Helena)”로 대표되는 아테네 귀족들, “오베론 (Oberon)”, “티타니아 (Titania)”, “퍽 (Puck)” 등의 요정들, 그리고 엉뚱하게 요정 티타니아의 사랑을 받게되는 인간 “보텀 (Bottom)”과 그의 직조공 동료들로 이뤄져 있으며 그 줄거리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는 그의 피앙세 히포리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때 아테네의 고위 귀족인 에게우스는 자신의 딸인 헤르미아가 정혼자인 드미트리우스가 아닌 라이샌더와 사랑에 빠져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그녀를 고발하러 테세우스를 알현합니다.
테세우스는 헤르미아에게 4일 뒤인 자신의 결혼식때까지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명합니다.
헤르미아와 라이샌더는 사랑의 도피를 떠나버리고, 아 사실을 알게 된 드미트리우스를 짝사랑하는 헬레나가 헤르미아의 정혼자인 드미트리우스에게 알리고, 드미트리우스는 그들을 찾으러 마법의 숲으로 따라갑니다. 또 헬레나 역시 드미트리우스의 뒤를 따라 나섭니다.
한편, 숲 속 요정의 왕 오베론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왕 티타니아가 자신에게 관심이 없자 자신의 요정 신하인 퍽에게 즙을 자고있는 사람의 눈꺼풀에 뿌리면 남자든 여자든 동물이든 물건이든간에 눈뜨고 처음으로 보이는 것에 사랑에 빠지게되는 사랑의 꽃을 꺾어오라고 명합니다.
또한 오베론은 드미트리우스를 찾아 헤매는 헬레나를 발견, 자신과 같은 처지라 생각하여 퍽에게 아테네 청년을 찾아내 이 즙을 뿌리라 명합니다.
퍽은 실수로 라이샌더에게 즙을 뿌리고, 그는 처음으로 마주친 헬레나에게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오베론은 그것도 모른채 티타니아에게 즙을 뿌리고 그녀는 떡갈나무 아래에서 결혼식 축하 공연을 연습하는 보텀에게 반해버립니다. 드미트리어스 역시 퍽의 장난에 헬레나에게 사랑에 빠져버리고 결투와 혼란 속에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연출되어버립니다.
결국 오베론은 숲을 어둠에 깔리게 하고 모두를 잠들게 한 후, 사랑의 꽃을 이용하여 라이샌더는 다시 헤르미아와, 드미트리어스는 헬레나와, 그리고 자신의 아내 티타니아는 자신에게 사랑에 빠지게 하며 일을 모두 해결하였고, 잘 마무리된 것에 기뻐한 테세우스는 자신의 혼례에 모두를 초청하여 기쁨을 함께 나누며 그 전 숲속에서의 밤은 모두에게 달콤했던 꿈으로 기억되며 끝이 납니다.
브리튼의 오페라는 앞의 내용들은 대사로 처리되고 숲 속의 요정들이 노니는 듯한 현악기의 신비로운 멜로디와 티타니아와 함께 등장하는 요정들의 합창으로 이뤄진 음악으로 오프닝이 시작됩니다. 또 브리튼은 작품 전반에 요정의 왕 오베론의 역을 카운터 테너가 하프와 첼레스터의 반주와 함께 신비로운 목소리로 표현하고 있으며, 장난꾸러기 요정 퍽은 스네어드럼과 트럼펫 반주로 노래를 부르게 하는 등 매력적인 영국식 억양과 발음을 전형적인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 형식인 “오페라 부파 (Opera Buffa)” 형식 속에 집어넣어 가장 영국적이면서도 브리튼만의 독특함이 드러나는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 명곡을 만들어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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