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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53. 영화 '좀비랜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by zoiworld 2020.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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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128 입니다.

 

 

오늘 다뤄볼 영화는 개봉 10주년 기념으로 2019 2편이 제작되어 오랜 팬들이 열광하게 만든 좀비랜드 (Zombieland)입니다.

 

2009년에 개봉한 미국 코미디 호러 영화인 좀비랜드는 우리 나라에서는 정식으로 극장 개봉을 하지 않은 비운의 영화입니다. 현재는 베놈, 투나잇 스탠드와 같은 영화들과 좀비랜드의 흥행으로 세계적인 입지에 선 감독인 루벤 플레셔 (Ruben Fleischer, 1974-) 감독의 B급을 지향하던 영화였기에 우리 나라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좀비랜드는 미국에서는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입니다.

좀비 랜드란 제목처럼 원인 불명의 좀비 발생으로 인하여 세상은 멸망의 길을 걷게 되고, 주인공 콜럼버스 (제시 아이젠버그 <Jesse Eisenberg, 1983-> )는 자신이 세운 생존 규칙을 따라 살아남기 위하여 길을 떠납니다. 그러던 중 탤러해시 (우디 해럴슨 <Woodrow Tracy Woody Harrelson, 1961-> ), 위치타 (엠마 스톤 <Emily Jean Emma Stone, 1988-> ), 리틀 락 (애비게일 브레슬린 <Abigail Breslin, 1996-> )와 조우하면서 함께 좀비들을 해치우며 생존을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영화의 중반에는 물품을 약탈해가며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4명이 함께 여정을 떠나기로 합의한 과정에서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합니다. 기념품 샵에 들어간 4명이 아무도 없는 기념품 샵의 물건들을 부수고 스트레스를 해소해가며 즐거워하는 장면입니다. 이 때 배경으로 등장하는 음악은 우리의 귀에도 매우 익숙한 클래식 작품입니다. 바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서곡입니다.

 

이탈리아의 극작가이자 시인 로렌초 다 폰테 (Lorenzo Da Ponte, 1749-1838)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셰 (Pierre-Augustin Caron de Beaumarchais, 1732-1799)의 대표 희극 피가로의 결혼 (Les Noces de Figaro, 1784 초연)를 이탈리아어로 각색하였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가 다 폰테의 이탈리아어 대본을 바탕으로 1786년에 작곡한 오페라가 바로 피가로의 결혼 (Le Mariage de Figaro, Kv.492)입니다. 역시나 보마르셰의 희극을 이탈리아 작곡가 로시니가 오페라로 각색하여 유명해진 세비야의 이발사 (Il Barbiere di Siviglia)의 후속작인 피가로의 결혼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세비야의 이발사에서 방탕스러운 백작 알마비바를 도와 아름다운 아가씨 로지나를 엮어주는데 큰 도움을 줬던 이발사 피가로의 사랑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것이 바로 피가로의 결혼입니다.

알마비바 백작의 결혼에 큰 도움이 되었던 피가로는 백작의 시종으로 들어가게 되고, 백작부인 로지나의 시녀인 스잔나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백작부인에게서 권태를 느끼고 있던 알마비바 백작은 스잔나를 눈독들이고 있었으며, 피가로의 결혼식 당일까지도 스잔나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알마비바 백작, 로지나, 피가로, 스잔나, 그리고 다른 여러 등장인물의 얽히고 섥히는 관계들 속에서 피가로는 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이 하기 위하여 변장과 바꿔치기 등의 여러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인물들의 좌충우돌을 그리고 있는 피가로의 결혼은 수많은 등장인물들 때문에 매우 헷갈릴 수도 있는 4막의 오페라입니다. 특히 서곡은 영화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2015), 킹스 스피치 (Kings Speech, 2011), 대역전 (Trading Places, 1983), 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 1999)와 같은 많은 영화에 등장하며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페라의 서곡 (Overture)은 오페라 전체의 주요 멜로디들을 보여주며 전체적이 오페라의 분위기를 그려주는 오프닝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역시 오페라의 전체 분위기를 보여주듯 매우 밝고 활기찬 작품입니다.

 

영화 좀비랜드에서도 내일은 없는듯한 주인공들의 기념품 샵 박살내기 장면의 배경 음악으로 등장하며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습니다. 다른 배경 음악이었으면 절대 유쾌 발랄한 느낌이 살기 힘들었을 영화 좀비랜드를 살린 클래식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