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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54. 영화 '불멸의 연인'-프롤로그

by zoiworld 202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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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129 입니다.

 

2020년은 음악의 성인 (聖人) 베토벤이 탄생한지 2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래서 베토벤과 관련된 영화들을 시리즈로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베토벤과 관련된 영화는 카핑 베토벤, 불멸의 연인, 댄싱 베토벤, 크로이처 소나타 등이 있으며, 다큐멘터리 베토벤을 찾아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영화 마지막 사중주 등 베토벤의 작품들이 중심이 되는 영화나 영상들도 매우 많이 제작되어져 있습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 영화 이야기, 그 첫번째로 다뤄볼 영화는 바로 1994년 베토벤의 전기를 다루며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대표적인 베토벤 영화로 기억되는 영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입니다.

 

안나 카레니나, 프랑켄슈타인, 크로이처 소나타, 캔디맨 등의 영화를 제작한 버나드 로즈 (Bernard Rose, 1960-)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불멸의 연인은 레옹, 드라큘라, 5원소, 다크나이트, 해리포터 시리즈 등에서 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 게리 올드먼 (Garry Oldman, 1958-)이 주인공인 베토벤을 맡은 영화입니다. 또 영화 도망자에 등장한 배우 제로엔 크라베 (Jeroen Krabbe, 1944-)가 베토벤의 제자이자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 (Anton Felix Schindler, 1795-1864) 역을, 레인맨, 프리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등에 출연한 배우 발레리아 골리노 (Valeria Golino, 1965)가 불멸의 연인 후보 중 한명인 줄리에타 귀차르디 (Giulietta Guicciardi, 1784-1856) 역을 맡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독일 (Bonn)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 (Wien)에서 세상을 떠난 작곡가입니다. 그는 고전 음악과 낭만 음악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격정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작품 세계를 구축한 음악가로,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멘델스존, 바그너, 브루크너 등 후대의 음악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음악가입니다. 음악의 별, 성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의 악성 (樂星), 음악의 성인 (聖人)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우는 베토벤은 운명 교향곡, 전원 교향곡, 합창 교향곡, 월광 소나타, 비창 소나타, 봄의 소나타, 엘리제를 위하여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모차르트, 바흐와 함께 서양 음악사에 가장 많은 업적을 남긴 음악가 3명으로 손꼽혀지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며 많은 여성들과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불멸의 연인 (Unstebliche Geliebte)은 베토벤이 사망한 이후에 비서였던 안톤 쉰들러가 베토벤의 유품들과 함께 찾아냈던 3통의 러브레터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이 편지는 연도가 쓰여지지 않은 채 날짜만 쓰여져 있으며, 편지의 상대의 이름없이 불멸의 연인이라는 애칭만 쓰여져 있기 때문에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은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편지 불멸의 연인에게..>

나의 천사, 나의 전부, 나 자신인 그대여,

그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내 가슴은 터질 것 같소.

아아, 그대가 어디에 있거나 그대는 내 마음을 떠나지 않소.

 

아마도 일요일이 되기까지는 나의 첫 기별을

그대가 받아보지 못하리란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는 그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나는 그대를 그리워 한다오.

 

아아, 그대를 보지 못하는 이러한 생활은 쓸쓸하구려..

이렇게 가까우면서도 이렇게 먼 그대!

나의 마음은 그대에게로 달려간다오, 나의 영원한 사랑이여.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슬프게 운명에게 물어보면서,

운명이 우리들의 소원을 들어줄것인가 물어보면서,

나는 그대와 함께 살던지, 아니면 죽어버리든지 할 것이오.

 

그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마음을 차지할 수는 절대 없을 것이오.

오오, 이렇게 서로 사랑하는데 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단 말이오!

하긴.. 나의 인생이란 지금도그렇지만 슬픔의 인생이오.

그대의 사랑은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시에

가장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었소.

 

안심하시오.

나를 사랑해 주오!

오늘도

어제도

얼마나 뜨거운 열망, 얼마나 많은 눈물을 그대에게로..

그대

그대

그대

나의 생명

나의 전부인 그대에게로 보냈던가! 그러면 안녕히!

오오, 끝끝내 나를 사랑해 주시오.

그대의 사랑하는 L의 마음을 몰라주면 안되오.

영원히 그대의 사랑

영원히 나의 사랑

영원히 우리들의 사랑..

-로만 롤랑/이휘영 역, 베토벤의 생애, 문예출판사 40-41-

 

영화 불멸의 연인 역시 이 편지를 중심으로 베토벤이 죽기 직전까지 지니고 있던 사랑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찾아가며 베토벤의 생애를 다루고 있는 영화입니다.

불멸의 연인 주인공 후보로는

1. 첫사랑이었으며 베토벤이 소나티나 바장조 (Sonatina in F Major, WoO,50)을 헌정한 엘레오노레 폰 브로이닝 (Eleonore von Breuning)

2. 자신의 피아노 제자였으며 그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헌정한 줄리에타 귀차르디 (Giulietta Guicciardi, 1782-1856)

3. 줄리에타 귀차르디의 사촌이었으며 베토벤의 후원자였던 프란츠 폰 브룬스비크 백작의 여동생이었고, 베토벤이 네손을 위한 6개의 변주곡 나는 당신을 생각해요 (,1803)을 헌정한 요제피네 다임 (Josephine von Brunsvik-Deym, 1779-1821)

4. 요제피네 브룬스비크의 언니이자 베토벤이 희망에 부쳐서 (An die Hoffnung, Op.32)를 헌정한 테레제 브룬스비크 (Therese Brunsvik, 1775-1861)

5. 귀가 멀어가던 베토벤 주치의의 조카였으며 엘리제를 위하여를 헌정받은 테레제 말파티 (Therese Malfatti von Drossdik, 1792-1851)

6. 부유한 대상인의 부인이자 베토벤이 가곡집 멀리있는 연인에게 (An die ferne Geliebte, Op.98)을 헌정한 안토니에 브렌타노 (Antonie Brentano, 1780-1869)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베토벤이 42세의 나이였던 1812년에 쓰여진 것으로 유추하여 그 당시 만났던 여인인 안토니에 브렌타노가 유력한 불멸의 연인일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베토벤의 가장 유명한 교향곡인 운명 교향곡을 비롯하여 전원 교향곡, 크로이처 소나타, 피아노 삼중주 유령, 엘리제를 위하여, 합창 교향곡, 현악사중주 13, 월광 소나타, 영웅 교향곡, 비창 소나타, 피아노 협주곡 황제, 장엄 미사, 올리브 산의 예수 등 베토벤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도 불멸의 연인의 주인공을 안토니에 브렌타노로 그리고 있을까요? 아니면 영화에서는 또다른 여인이 불멸의 연인으로 그려지고 있을까요?

다음 시간부터는 영화에 나오는 베토벤의 아름다운 음악이 인상적인 장면들을 만나보며 불멸의 연인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