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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음이름과 계이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음이름은 뭐고 계이름은 뭘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Do)-레(Re)-미(Mi)-파(fa)-솔(sol)-라(la)-시(si)-도(Do)’는 음이름일까요? 계이름일까요? 이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흔히 ‘음이름’은 음높이에 따라 붙은 음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튜닝을 할 때 기준음이 되는 음이자 ‘표준 음고’라 표현하는 ‘라’음이 440-443헤르츠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데, 그 라는 조표가 어떤 것이 붙든, 음계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라’음으로 부르는 것이 바로 ‘음이름’으로서의 ‘라’인 것입니다. 라의 바로 위 음이 시, 그 위의 음이 도.. 이렇게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부르는 것이 음이름을 부르는 것이며 영어로는 Musical Key나 Key Signaure, 독어로는 Tonbezeichnungen 이라 부릅니다.
‘계이름’은 영어로는 ‘Tonic Sol-fa’, 독어로는 ‘Solfeggisten’으로 부르고 있으며, 음계의 ‘으뜸음’, 즉 첫 음을 ‘도’로 부르고 그 음에서부터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쌓아가며 부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으뜸음이 음이름 ‘도’ 자리에서 시작하느냐, ‘라’ 자리에서 시작하느냐, ‘솔’ 자리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계이름이 가리키는 음은 모두 달라지는 것입니다.
음이름이 절대적이라면 계이름은 음계에 샾이나 플랫이 몇개가 붙느냐, 장조냐 단조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자리가 바뀌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이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단어는 언제, 어디에서부터 쓰이기 시작했을까요?
‘알쓸신클’ 22번째 시간이었던 ‘오선 이야기 5’에서 다뤘던 ‘4선보’의 주인공 ‘귀도 다레초 (Guido d’Arezzo, 991-1033)’는 6월 24일에 있는 성 요한 축일을 준비하던 중, 성가대가 첫 음을 잡거나 연습을 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성 요한 찬가’ 1절의 첫 여섯 구절의 음이 각각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 내 그 가사로 음을 잡을 수 있도록 음이름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례 요한에게 바치는 찬미가인 ‘성 요한 찬가 (Hymnus in Ioannem)’는 첫 가사를 따 ‘당신의 종들이 (Ut queant laxis)’라고도 불리는 찬송가입니다. 가사의 기원이 된 시는 수도사이자 역사가였던 ‘파울루스 디아코누스 (Paulus Diaconus, 720?-800?)’의 시였으며, 멜로디를 누가 작곡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성 요한 찬가는 1절은 아래와 같이 7개의 구절로 이뤄져 있습니다.
Ut queant laxis
Resonare fibris
Mira gestorum
Famuli tuorum
Solve Pollut
Labbi re atum
Sancte Iohannes
귀도 다레초가 살았던 시절에는 7번째 음인 ‘시’가 없었기에 귀도 다레초는 이 음절의 첫 음들의 이름을 따 ‘웃트 (Ut)’-‘레 (re)’-‘미 (Mi)’ – ‘파 (fa)’ – ‘솔 (Sol)’ – ‘라 (la)’ 라는 음이름을 사용하게 하였습니다.
세월이 흘러 17세기, 7음계가 성립되며 이탈리아 음악학자 ‘조반니 바티스타 도니 (Giovanni Battista Doni 1595-1647)’는 7번째 음에 성 요한 찬가의 7번째 구절의 ‘상테 (Sancte)’의 첫 음 S와 ‘요하네스 (ioannes)’의 첫 음 i를 더하여 ‘시 (si)’란 음이름을 붙였으며, ‘웃트 (Ut)’의 발음이 다른 음이름들에 비하여 발음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도 (Do)’라는 음이름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후에 ‘시’는 ‘티 (ti)’로 바꿔서 부르는 언어권들도 많아졌지요.
또한 각 음이름들은 ‘성 요한 찬가’에서 음이름을 따왔기에, 각각이 성스러운 라틴어 단어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해서, ~하기 위하여’란 뜻의 ‘웃트 (Ut)’에서 ‘도 (Do)’로 바뀐 첫 음은 하느님을 뜻하는 ‘도미누스 (Dominus)’의 첫 음절을 사용한 것입니다.
‘레 (Re)’는 울림, 메아리치다, 하나님의 음성을 뜻하는 ‘레소나레 (Resonare, 영 Resonance)’를, ‘미 (Mi)’는 기적을 의미하는 ‘미라 (Mira, 영 Miracle)’, ‘파 (Fa)’는 가족, 제자인 ‘파물리 (Famuli, 영 Family)’, ‘솔 (Sol)’은 풀다, 해결하다, 구원하다, 속죄하단 뜻의 ‘솔베 (Solve, 영 Solution)’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또 ‘라 (La)’는 입술, 사도를 뜻하는 ‘랍비 (Labii, 영 Lip)’, 그리고 마지막 ‘시’는 신성한/거룩한/엄숙한 성 요한을 뜻하는 ‘상테 요하네스 (Sacte Iohannes, 영 saint John)’를 의미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음이름 ‘도레미파솔라시도’, 다음 시간에는 여러 국가에서 다양하게 불려지고 있는 음이름들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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