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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에서 연주되는 가장 대표적인 금관 악기인 '트럼펫'은 기원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오래된 트럼펫은 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피라미드에서 발견되었으며 그리스, 로마, 그리고 기독교 문화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트럼펫 (Trumpet)'의 어원은 조가비란 뜻의 그리스어 '스트롬보스 (Strombos)'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2개의 트럼펫은 각각 은과 청동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금관 악기를 총칭하여 트럼펫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큰 소리와 높은 음역대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트럼펫을 지칭하고 있으며, 이 트럼펫은 행진곡이나 승리, 왕이나 영주의 권력을 상징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악기였습니다.
16세기까지 트럼펫은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지며 발전을 거듭하였으며 17세기 바로크 시대에 이르러 '놋쇠 (Brass)'로 만들어지는 표준형이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트럼펫은 '몬테베르디'의 1607년 오페라 <오르페오 (L'Orfeo)>에서 선율 악기의 역할을 하였으며 헨리 퍼셀의 1694년 곡 <트럼펫과 현을 위한 소나타 (Sonata for Trumpet and Strings)' 등을 통하여 솔로 악기로서의 면모를 나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오케스트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트럼펫은 19세기에 발명된 3개의 '밸브 (Valve)'로 구성된 '밸브 트럼펫 (Valve Trumpet)'입니다. 입을 대서 음을 집어넣을 수 있는 '마우스피스', 공기가 들어가는 '취구관', '주관', 3개의 밸브, 그리고 음이 밖으로 나가는 원뿔 모양의 '벨'까지, 이렇게 5개의 금속제로 구성되어 있는 밸브 트럼펫은 밸브 조작없이도 자연배음렬의 음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역 내의 모든 반음을 연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피스톤이나 로터리식의 밸브 시스템이 개발되었습니다.
여러 제작자들의 시도 끝에 1839년, 프랑스 악기 제작자 '프랑수아 페리네 (Etienne-Francois Perinet, 1829-1855)'가 개발한 피스톤식 밸브 트럼펫이 지금까지도 가장 흔하게 사용되고 있는 밸브 시스템이죠.
트럼펫의 밸브는 밸브가 위에서 누르는 형식인 '피스톤식 밸브 (Piston Valve)'와 트럼펫 자체를 옆으로 돌려서 오른 손이 악기 오른쪽을 잡아 호른처럼 키를 눌러 연주하는 '로터리식 밸브 (Rotary Valve)'로 나눠져 있으며, 로터리 밸브 트럼펫이 조금 더 음색이 풍부한 편이고 글리산도가 편지만 음량이 작습니다. 연주자 개개인의 선호도나 오케스트라가 원하는 음색에 따라 밸브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이 밸브는 3개가 있으며 몸에서 가까운 쪽이 제1밸브, 중간이 제2밸브, 몸에서 제일 멀지만 벨에서 제일 가까운 쪽이 제3밸브입니다. 자연음에서 제1밸브를 누르면 한 음이 낮아지고, 제2밸브를 누르면 반음, 그리고 제3밸브를 누르면 한 음 반이 낮은 음이 소리납니다.
즉 아무 것도 누르지 않은 채로 '파 (F)'을 소리 낸 상태에서 제1밸브를 누르면 '미 플랫 (E flat)'이, 제2밸브를 누르면 '미 (E)', 제3밸브를 누르면 '레 (D)'음이 납니다. 또 제2밸브와 제3밸브를 함께 누르면 두 음 낮은 음인 '레 플랫 (D flat)', 제1밸브와 제3밸브를 함께 누르면 두 음 반이 낮은 '도 (C)', 그리고 모든 밸브를 함께 누르면 세 음이 낮은 '시 (B)' 음이 나오죠. 이렇게 배음을 이용하여 모든 음계를 소리낼 수 있게 됩니다.
트럼펫을 위한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장학퀴즈>의 시그널 음악, 드라마 <오징어게임>과 <엘리하이> CF 등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3악장으로 잘 알려져 있는 ‘하이든 (Franz Joseph Haydn, 1732-1809)’의 ‘트럼펫 협주곡 내림 마장조 (Trumpet Concerto in E flat Major, Hob.VIIe/1)’입니다. 또 오스트리아의 고전 시대 작곡가였던 ‘네포무크 훔멜 (Johann Nepomuk Hummel, 1778-1837)’이 1803년에 작곡한 ‘트럼펫 협주곡 마장조 (Trumpet Concerto in E Major, S.49)’나 아르메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알렉산더 아르투니안 (Alexander Artunian, 1920-2012)’가 1950년에 작곡한 ‘트럼펫 협주곡 내림가장조 (Trumpet Concerto in A flat Major)’ 등이 많이 연주되는 트럼펫 협주곡입니다.
이렇게 금관 악기 중 가장 높은 음역을 자랑하는 트럼펫의 역사와 구조, 대표적인 작품들을 만나봤는데요. 트럼펫과 유사한 밸브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금관 악기인 호른이나 튜바 등 앞으로 오케스트라 악기 시리즈에서 이 악기들을 하나씩 만나보며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악기들의 매력에 풍덩 빠져드는 기회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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