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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94. [Spin Off] 광고 속의 클래식 06. 삼성 울트라북 시리즈 5, 하이든 현악사중주 '종달새'

by zoiworld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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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246  입니다~

 

오늘은 정말 정말 오랜만에 ‘광고 속의 클래식’을 준비해봤습니다. 벌써 10여년 전에 등장한 TV 광고이지만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음악인데요. 바로 2012년, 삼성전자 노트북 시리즈의 정점을 찍은 ‘삼성 시리즈5 울트라북’의 광고에 등장한 클래식 음악입니다. 광고 음악으로는 이례적으로 작곡가의 이름과 배경으로 쓰이는 작품명, 그리고 악장까지 정확하게 광고에 등장하였기에 오랜 시간 사람들의 기억에 어우러진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바로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종달새’의 3악장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 (Franz Joseph Haydn, 1832-1809)’는 무려 68곡의 현악사중주 작품을 작곡하며 고전 시대 기악 음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음악가인데요. 대부분의 현악사중주 작품들은 6개씩 묶여 출판되었습니다.

그 중 하이든이 1790년, 58세의 나이에 쓰여진 ‘현악사중주 작품번호 64번 (String Quartet Op. 64)’는 전체 68개의 현악사중주 중 49번째부터 54번째로 작곡된 6개의 현악사중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토스트 사중주 (Tost Quartet)’이라고도 불리는 ‘현악사중주 작품번호 64번’은 에스터하지 가의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연주하였던 하이든의 동료이자 친구인 바이올리니스트 ‘요한 토스트 (Johann Tost)’에게 헌정한 12개의 현악사중주 중 마지막 6곡을 모아 출판하였기 때문입니다. 연주자이기도 하였지만 사업적 수완이 좋았던 토스트는 에스터하지 가의 오케스트라를 관두고 악보출판업자로 일하였는데, 하이든의 악보 출판을 도우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두 사람의 우정으로 탄생한 ‘6개의 현악사중주 작품번호 64번’ 중 하이든의 재치가 매우 잘 드러나는 마지막 현악사중주 곡 ‘농담’과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종달새’입니다.

 

‘현악사중주 작품번호 64번 중 5번 (Quartet No.53 in D Major, Op.64-5, Hob. Ⅲ:63)’은 하늘로 비상하는 종달새의 지저귐과 모습이 연상되는 1악장 때문에 ‘종달새 (Die Lerche/The Lark)’라는 제목이 붙은 4악장의 현악사중주 곡입니다.

종달새의 원래 이름은 ‘종다리’로 우리나라나 동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입니다. 예전에는 ‘노고지리’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종다리라는 원래 이름보다는 종달새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아름다운 지저귐이 인상적인 새입니다.

이 종달새를 닮은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종달새’는 1악장 ‘알레그로 모데라토 (Allegro moderato)’,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 (Adagio Cantabile)’, 3악장 ‘미뉴에트 (Menuetto: Allegretto)’, 4악장 ‘피날레 (Finale: Vivace)’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삼성전자 노트북 ‘울트라북’ 시리즈 5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3악장은 미뉴에트와 트리오의 대조적이면서도 연결선이 뚜렷하게 보이는 매우 매력적인 악장입니다.

 

‘현악사중주’는 ‘실내악의 꽃’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앙상블의 최고봉이 될 수 있게 성립을 시킨 음악가인 하이든의 대표적인 현악사중주 곡인 ‘종달새’ 중 3악장은 하이든의 우아하면서도 기교적이고 밝은 초기 고전의 음악적인 특징을 잘 보여주며, 세련된 품격이 느껴지는 것이 삼성 노트북의 CF 배경으로 선정될 수 있던 계기가 아니었을까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