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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97.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

by zoiworld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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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297 입니다~~

 

2023년 호화캐스팅과 디스토피아적 스토리로 큰 인기를 얻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Concrete Utopia)는 배우 엄태구의 형인 감독 엄태화가 연출과 각본을 맡고, 이병헌, 박보영, 박서준, 김선영, 김도윤과 같은 배우들이 등장한 작품입니다. 2023년 청룔영화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등을 휩쓴 이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인하여 대지진이 일어나 서울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립니다. 대지진이 일어난 직후의 아침, ‘민성 (박서준 )’ 잠든 아내 명화 (박보영 )’ 깨우지 않은 베란다를 나가고, 자신이 살고 있는 황궁 아파트 103동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파트에 들어오려는 외부인들과 입주민들 간의 갈등이 심해지자 주민회의를 통하여 902 입주민 영탁 (이병헌 )’ 임시 대표로 선출되고, 입주민들은 외부인을 퇴거시키고 자율방범대를 조직하여 주변의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등의 생존을 이어나갑니다. 결국 인간성이 사라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일어나고, 영탁은 자신이 아파트 주민이 아닌 아파트를 사기 당하고 진짜 영탁 죽인 인물인 것이 들통나게 되며 몰락하게 됩니다. 영탁의 세력에 반하여 외부인들에게 아파트를 넘겨버린 다른 입주민들에 의하여 대부분의 입주민들은 황궁 아파트 103동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역시나 아파트를 떠나게 명화는 크게 부상을 입은 민성을 부축하고 명동성당으로 향합니다. 민성은 명화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고 슬피 울던 명화는 지나가던 여자들의 도움으로 그의 시체를 묻고 그녀들의 일행이 됩니다.

 

이렇게 세계가 멸망하고 난 후의 디스토피아 (Dystopia) 세상에서 유일하게 온전하게 남은 콘크리트 건물이기에 유토피아로 보일 수 있었던 장소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무질서한 폭력을 그린 이 영화의 아이러니한 제목을 가진 이 영화에는 평화와 안온함을 상징하는 클래식 음악이 다수 등장합니다. 바로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백조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봄의 소리 왈츠입니다. 특히 입주민인 금애 (김선영 분)가 아파트의 규칙을 읊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쓰인 봄의 소리 왈츠는 그 아이러니 함의 기묘함이 느껴지는 매우 인상적인 곡입니다.

 

왈츠의 왕이라는 별명의 오스트리아 작곡가 요한 슈트라우스 2(Johann Strauss Sohn, 1825-1899)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An der schoenen blauen Donau, Op.314), 남국의 장미 (Rosen aus dem Sueden, Op.388), 피치카토 폴카 (Pizzicato Polka, Op.449)와 같은 500곡이 넘는 왈츠와 폴카 작품을 작곡하였습니다.

그가 58세가 되었던 1883년에 작곡한 봄의 소리 왈츠 (Fruehlingsstimmen, Op.410)는 새들의 지저귐이 다시 시작되는 봄의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운 연인들의 춤을 그린 작품입니다. 원곡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소프라노의 노래가 곁든 곡으로 당시 비엔나의 유명 소프라노 비앙카 비안키 (Bianca Bianchi, 1855-1947)가 초연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는 원곡의 노래와 함께 부르는 곡보다는 오케스트라만을 위하여 편곡된 곡이 더 자주 연주되고 있습니다. 원곡의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종달새가 푸르른 하늘로 날아오르고, 부드럽게 불어오는 훈훈한 바람은 그 사랑스럽고도 부드러운 숨결로 벌판과 초원에 입을 맞추며 봄을 깨우네. 만물은 봄과 함께 그 빛을 더해가고 아.. 모든 고난은 이제 끝이 나고, 슬픔은 온화함으로 바뀌었구나! 행복한 장면들로! 행운에의 믿음이 돌아오는구나.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고, , 모두 웃음짓네, , , 깨어나네..

노래의 샘이 또한 흐르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침묵, 그 곳에서 다시 순수하고 밝은 소리가 흘러나오네. 나뭇가지에서 피어나는 달콤한 목소리! .. 조용히 나이팅게일이 노래하는 첫 음절이 들리자, 여왕을 방해하지 않게, 가수 여러분, 모두 조용히! 그녀의 달콤한 음색이 곧 풍성하게 들리게 될거예요! , ! 아아~ ! !

! 나이팅게일의 노래, 감미로운 소리, 아 그래! 사랑은 빛이 나고, , ! 달콤하고 대담하면서도 또 애도하는 듯한, , 달콤한 꿈에 가슴이 설레고, , ! 조용! 그리움과 갈망, , , 가슴 속에 살고 있구나. , 그녀가 고혹적으로 유혹할 때, 벌처럼 멀리서 반짝이는 달빛, , , 계곡에 흘러내리는구나! 밤이 사라지려는 순간, 갓 태어난 종달새의 노래. , 빛이 온다. 그들이 외친다! 그림자 사라진다! !

~ 봄의 소리는 담대하게, 아 그래, 아 그래, 오 달콤한 소리! , , 그래!

 

당장이라도 화사로운 분위기의 춤을 따뜻한 햇살과 함께 추기 위한 걸음을 해야 할 것 같은 이 작품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작품이지만, 영화 속에 등장하여 더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빛내주는 아주 흥미로운 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