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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96.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 '오펜하이머', 발레 <봄의 제전>

by zoiworld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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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268 입니다~

 

2023년 세계적으로 가장 큰 흥행을 이룬 영화 중 하나인 <오펜하이머 (Oppenheimer)>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의 물리학자 줄리어스 로버트 오펜하이머 (Julius Robert Opeenheimer, 1904-1967)의 전기 영화입니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트> 등으로 유명한 영국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Christopher Edward Nolan, 1970-)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1976-), 에밀리 블런트 (Emily Olivia Laura Blunt, 1983-), 멧 데이먼 (Matthew Paige Matt Damon, 1970-),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Robert John Downey Jr., 1965-) 등의 호화 캐스팅으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3시간을 자랑하는 상영시간까지 하나하나가 이슈화가 된 이 작품은, 2차 세계대전 중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미국의 비밀 프로젝트 맨하튼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 속에 짧게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은 주인공인 오펜하이머가 피카소의 작품과 함께 감상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음악인데요. 바로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봄의 제전입니다.

 

스트라빈스키 (Igor Fyodorovich Stravinsky, 1882-1971)왕벌의 비행으로 잘 알려진 작곡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제자로도 알려져 있는 러시아의 작곡가입니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리노이자 제작자였던 디아길레프 (Sergei Pavlovich Diaghilev)에게 음악적으로 인정을 받아 발레 음악 <불새> 작곡하며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페트루시카> 같은 작품으로 러시아의 현대 발레 음악을 이끌어가는 작곡가로 자리잡게 됩니다.

하지만 1913 프랑스에 머물던 당시 발표한 발레 음악 <봄의 제전 (Le Sacre du Printemps)> 당시 음악계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듯한 충격을 안긴 논란의 작품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호불호는 명확하게 갈리지만 오페라 <병사의 이야기>, 관현악곡 <불꽃놀이> 등과 함께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파격적이고도 실험적인 작품으로 알려진 <봄의 제전> 현재까지도 난해한 작품으로 해석이 되지만 잉글리쉬 호른, 베이스 클라리넷, 콘트라 바순, 피콜로 트럼펫, 바그너 튜바, 베이스 트럼펫과 같은 오케스트라에서 만나보기도 힘든 관악기들이 대거 편성된 작품입니다. 2 13장면으로 구성되어 1부는 6장면의 대지에의 찬양, 2부는 6장면의 희생 제물 (The Sacrifice) 구성된 발레는 고대 러시아의 이교도 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남녀가 모여 대지를 숭배하는 춤을 추고 제물로 바칠 젊은 처녀를 선택하기 위하여 청년들이 처녀들을 의식에 데려오고, 제물로 선택된 처녀는 미친 듯이 춤을 추며 의식을 절정으로 몰고갑니다. 결국 제물이 처녀는 숨을 거두고 남은 사람들은 그녀의 시신을 들고 사라지는 스토리를 담고 있는 작품이 어떤 상황에서 쓰여졌는지 엿볼 있는 영화가 바로 프랑스에 머물 당시의 스트라빈스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입니다.

 

스트라빈스키는 영화 <오펜하이머> 주인공인 물리학자 오펜하이머와도 친분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리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스트라빈스키는 패션계의 전설적인 인물과도 교류를 넘어 사랑에 빠졌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명품으로 손꼽히는 샤넬 주인공인 코코 샤넬 (Gabrielle Bonheur Coco Chanel, 1883-1971)입니다. 당시 패션디자이너였던 그녀는 피카소와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예술가들과도 교류를 하였는데요. 러시아 혁명으로 인하여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던 스트라빈스키와 그의 아픈 아내와 자식들을 후원하고 사람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바로 우리나라에서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개봉한 2009 영화 <코코 샤넬과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Coco Chanel & Igor Stravinsky)>입니다.

 

영화 <도베르만>으로 감독 데뷔를 하며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네덜란드의 감독 쿠넹 (Jan Kounen, 1964-) 연출을 맡고 프랑스의 여배우 아나 무글라리스 (Anna Mouglalis, 1978-) 코코 샤넬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드라마 <한니발> 등으로 세계적인 배우의 반열에 올랐으며, 한식 매니아로도 알려진 배우 마스 미켈센 (Mads Mikkelsen, 1965-) 스트라빈스키 역을 맡으며 예술가의 내면 연기의 합이 빛이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62 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선보인 영화는 이미 가정이 있던 스트라빈스키가 아내와 샤넬 사이에서 괴로워하지만, 샤넬은 그와의 관계에 부끄러움이 없고 동등한 예술가이자 그의 후원자로서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캔들이라 있지만 예술가들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는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초연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봄의 제전의 초연 공연에 샤넬이 참석하였고 수많은 사람들의 혹평 속에서도 샤넬이 스트라빈스키와 그의 음악 세계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에서 <봄의 제전> 없어서는 안되는 매우 중요한 클래식 음악입니다.

 

물리학자와 패션디자이너, 그리고 작곡가의 전기 영화에 등장하며 영화의 매우 중요한 복선과 의미를 보여주고, 나아가 작품 자체의 이해를 돕는 상호작용을 하는 영화 <오펜하이머>,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그리고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함께 감상하며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