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주소 : https://brunch.co.kr/@zoiworld/374
매일 아침 7시에 만나요! 1일 1 클래식!
4월 20일, 오늘은 괴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노래하는 슬픈 가곡 4개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Tdfb4ofmEhU?si=UViHNNg64FUgVrom
곡명 : '괴테 가곡집' 중 '미뇽의 노래' 1-4 (Mignon I-IV from 'Goethe Lieder')
작곡가 : 후고 볼프 (Hugo Wolf, 1860-1903)
독일 후기 낭만 가곡의 마지막을 장식한 작곡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후고 볼프'는 오페라 <지방판사 (Der Corregidor)>를 비롯하여 2개의 현악사중주, 교향시 <펜테실레이아 (Penthesilea)> 등을 작곡하였으며, 1888년부터 2년간은 160편이 넘는 가곡을 작곡하며 <뫼리케 가곡집>, <아이헨도르프 가곡집> 등을 작곡하였습니다. 볼프가 1875년경에 작곡하기 시작하여 그가 정신착란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다음해인 1889년에 초판이 출간된 '괴테 가곡집 (Goethe-Lieder)'은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한 51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다섯 번째 곡부터 일곱 번째 곡, 그리고 아홉 번째 곡, 이렇게 4개의 곡이 괴테의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 (Wilhelm Meisters Lehrjahre)>에 등장하는 시를 가사로 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가 1796년에 쓴 두 번째 장편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 시대>는 유복한 상인의 자녀이지만 연극에 매료되어 유랑극단에 몸을 담고 세상을 경험하고 실패와 상처를 딛고 점차 한 명의 어엿한 성인이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소설에서 어린 시절 유괴되어 곡예단에서 학대 받던 소녀를 빌헬름이 구해주고 그녀의 보호자가 되어주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이 소녀가 바로 이름만큼 아름다운 '미뇽 (Mignon)'입니다. 미뇽은 자신을 구원해준 빌헬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결국 죽음을 맞게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라 많은 작곡가들을 매료시킨 캐릭터입니다.
괴테 가곡집의 다섯 번째 노래이자 '미뇽 1번 (Mignon I)'이라 이름붙여진 <말하라 하지 말고 (Heiss' mich nicht reden)>은 침묵을 유지하던 소녀 미뇽이 드디어 입을 열고 자신의 가슴 속에 간직하였던 비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노래입니다.
Heiss' mich nicht reden (말하라 하지 말고)
Heiss' mich nicht reden, hess' mich schweigen,
Denn mein Geheimnis ist mir Pflicht;
Ich moechte dir mein ganzes Innre zeigen,
Allein das Schiksal will es nicht.
말하라 하지 말고 침묵하게 해주세요.
비밀을 지키는 것은 나의 의무니까요.
내 속의 모든 것을 그대에게 모두 보여드리고 싶지만
운명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네요.
Zur rechten Zeit vertreibt der Sonne lauf
Die finstre Nacht, und sie muss sich erhellen;
Der harte Fels schliesst seinen Busen auf,
Missgoennt der Erde nicht die tief verborgen Quellen.
때가 되어 해가 뜨면
어두운 밤은 쫓겨나며 자신의 정체를 밝히죠.
단단한 바위도 자신의 가슴을 풀어헤쳐
깊이 감춰뒀던 샘물을 대지에 선사합니다.
Ein jeder sucht im Arm des Freundes Ruh,
Dort kann die Brust in Klagen sich ergiessen;
Allein ein Schwur drueckt mir die Lippen zu,
Und nur ein Gott vermag sie aufzuschliessen.
누구나 벗의 품 속에서 안식을 찾고
가슴 속에 맺힌 한을 풀 수 있어요
오직 내 입술만은 맹세로 굳게 닫혀
그리고 신만이 그것을 열 수 있어요.
괴테 가곡집의 여섯 번째 곡이자 '미뇽 2번 (Mignon II)'으로 제목이 쓰인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Nur wer die Sehnsucht kennt)>는 미뇽이 빌헬름에게 피어난 사랑을 부르는 노래입니다.
Nur wer die Sehnsucht kennt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iss, was ich leide!
Allein und abgerennt von aller Freude,
Seh ich ans Firmament nach jener Seite.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나의 이 괴로움을 알 것이야!
홀로 그리고 모든 그리움과 담을 쌓고,
저 멀리 푸르른 하늘을 바라본다.
Ach! der mich liebt und kennt, ist in der Weite.
Es schwindelt mir, es brennt mein Eingeweide.
Nur wer die Sehnsucht kennt,
Wess, was ich leide!
아! 나를 사랑하고 알아주는 이는 먼 곳에 있어.
내 눈은 어지럽고 가슴이 타는구나.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나의 이 괴로움을 알 것이야!
괴테 가곡집의 일곱 번째 곡이자 '미뇽 3번 (Mignon III)'으로 이름 붙여진 가곡 <이 모습 이대로 두세요 (So lasst mich scheinen)>은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을 노래하는 미뇽의 처절함이 느껴지는 가곡입니다.
So lasst mich scheinen (이 모습 이대로 두세요)
So lasst mich scheinen, bis ich werde;
Zieht mir das wesse Kleid nicht aus!
Ich eile von der schoenen Erde
Hinab in jenes dunkle Haus.
참다운 내가 될 때까지 이 모습 이대로 두세요.
이 흰 옷을 벗기지 말아주세요.
이제 곧 이 아름다운 지상을 떠나
저 견고한 무덤으로 내려갈 것이니까요.
Dort ruh' ich eine kleine Stille,
Dann oeffnet sich der frische Blick,
Ich lasse dann die reine Huelle,
Den Guertel und den Kranz zurueck.
Und jene himmlischen Gestalten,
Sie fragen nicht nach Mann und Weib.
Und keine Kleider, keine Falten
Umgeben den verklaerten Leib.
거기서 잠시 쉬게 되면,
새로운 시각이 트이게 될 것이예요.
그럼 나는 이 정결한 옷도
띠도 왕관도 모두 두고 떠날 것입니다.
그리고 저 천상의 존재들은
남녀를 묻거나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옷도 주름도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차가워진 육체에는..
괴테 가곡집 중 일곱 번째 곡이자 미뇽이 고향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남쪽 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는 노래가 바로 <미뇽: 그대는 아시나요 그나라를 (Mignon : Kennst du das Land?)>입니다.
Kennst du das Land? (그대는 아시나요 남쪽 나라를?)
Kennst du das Land, wo die Zitronen bluehn,
im dunklen Laub die Goldoragen gluehn,
ein sanfter Wind vom blauen Himmel weht,
die Myrte still und hoch der Lorbeer steht?
Kennst du es wohl?
Dahin, dahin
moecht' ich mit dir , o mein Geliebter ziehn!
그대는 아시나요 남쪽 나라를? 레몬 꽃이 피는 그 곳을,
그늘진 잎 속에서 금빛오렌지가 피어나고
푸른 하늘에서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고,
협죽도는 고요히, 월계수는 드높이 서 있는 곳
그대는 진정 아시나요?
그곳으로, 그곳으로
당신과 함께 가고 싶어요. 오 나의 사랑이여!
Kennst du das Haus, auf Saeulen ruht sein Dach,
Es glaenzt der Saal, es schimmert das Gemach,
Und Marmorbilder stehn und sehn mich an:
Was hat man dir, du armes Kind, getan?
Kennst du es wohl?
Dahin, dahin
Moecht' ich mit dir, o mein Beschuetzer, ziehn!
당신은 아시나요 그 집을? 둥근 기둥들이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휘황찬란한 홀과 빛나는 방이 있는
대리석 입상들이 날 바라보며
가엾은 아이야, 무슨 몹쓸 짓을 당하였느나?고 물어봐주는 곳
그대는 아시나요?
그곳으로, 그곳으로
당신과 함께 가고 싶어요. 오 나의 보호자여!
Kenns du den Berg und seinen Wolkensteg!
Das Maultier sucht im Nebel seinen Weg,
In Hoehlen wohnt der Drachen alte Brut,
es stuerzt der Fels und ueber ihn die Flut:
Kennst du ihn wohl?
Dahin, dahin
geht unser Weg:
O Vater, lass uns ziehn!
그대는 아시나요 그 산과 그 구름다리를?
노새가 안개 속에서 제 갈 길을 찾고
동굴 속에서는 늙은 용이 사는 곳,
무너져내리는 바위 위로 다시 폭포수가 흐르는 곳
당신은 아시나요?
그곳으로, 그곳으로
우리의 가야할 길이 뻗어있어요:
오 아버지, 그곳으로 함께 가요!
후고 볼프의 손에서 탄생한 4곡의 '미뇽의 노래'와 이 괴테의 시를 가사로 한 슈베르트, 슈만과 같은 작곡가들의 가곡을 함께 감상해보시며 그들이 그린 미뇽의 삶을 함께 생각해보시는 오늘 하루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쏘냥의 클래식 칼럼 > 브런치북 [7시 클래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시 클래식 - 4월 22일 카겔 팀파니와 오케스트라를 위 콘서트 작품 (0) | 2024.04.22 |
---|---|
7시 클래식 - 4월 21일 생상스 미뇽의 왈츠 (0) | 2024.04.21 |
7시 클래식 - 4월 19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보에 협주곡 (0) | 2024.04.19 |
7시 클래식 - 4월 18일 클라라 슈만 3개의 로망스 (0) | 2024.04.18 |
7시 클래식 - 4월 17일 로시니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위한 듀엣 (1) | 2024.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