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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스토리] 클래식 매거진

영화를 살린 클래식 #125. 비발디와 나 <2> 니시 도미누스

by zoiworld 2026.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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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1255 입니다~

 

2025년에 개봉한 영화 <비발디와 나>는 실제로 성직자이자 음악교사로 활동하였던 안토니오 비발디 (Antonio Lucio Vivaldi, 1678-1741)40년간 고아 소녀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던 베네치아의 피에타 고아원 (Ospedale della Pieta)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천재 소녀인 체칠리아붉은 머리의 사제 (Il prete Rosso)의 관계가 매우 특별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 곳에서 등장하는 음악이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교회 음악 <니시 도미누스, 작품번호 608(Nisi Dominus, RV.608)>입니다.

 

1715년경 비발디는 시편 127편을 가사로 한 두 곡의 찬송가 중 하나인 <니시 도미누스, RV.608>를 완성하는데요. 현존하는 그의 가장 긴 찬송가인 이 <니시 도미누스, RV.608>1730년대 후반에 쓰여진 또다른 <니시 도미누스, RV.803>과 달리 이 곡은 그가 피에타 고아원에 재직 시절에 작곡한 작품이기 때문에 영화 <비발디와 나>에서도 이 곡을 작곡하는 장면이 등장할 수 있었죠. 원래 니시 도미누스 자체는 시편 126편을 가사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비발디는 시편 127편의 성전에 올라가는 솔로몬의 시를 노래하는 구절을 가사로 쓰고 있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9개의 곡으로 구성된 <니시 도미누스>여호와가 아니면이란 뜻으로 독창자와 비올라 다모레, 그리고 현악기들과 콘티누오, 즉 통주저음으로 연주됩니다. 비발디의 원본 악보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으나 다른 이들의 필사본이 남아있는 것과 교회에 사람이 꽉 찬 것을 넘어 길에도 자리를 다툴 정도로 가득 찼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을 미루어 보아 피에타 고아원 외부의 교회를 위하여 작곡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1. Nisi Dominus (니시 도미누스) : 여호와가 아니면
2. Vanum est vobis (
바눔 에스트 보비스) : 헛되도다
3. Surgite (
수르기테) : 일찍 일어나고 늦게까지 깨어 있으면서 슬픔의 빵을 구하는 것은 헛된 일이다.
4. Cum dederit (
쿰 데데리트) : 사랑하는 이가 잠들었을 때에
5. Sicut sagittae (
시쿠트 사기타에) : 용감한 자의 손에 든 화살처럼
6. Beatus vir qui implevit (
베아투스 비르 퀴 임플레비트) : 행하는 자에게 복이 있도다
7. Gloria patri (
글로리아 파트리) : 성부와 성자에의 영광
8. Sicut erat in principo (
시쿠트 에라트 인 프린치포) : 처음에 그리했던 것처럼
9. Amen (
아멘)

 

원래는 알토가 독창을 하였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지금은 카운터테너가 더욱 많이 사랑하는 이 곡은 영화 <비발디와 나>에서 자신만의 아지트인 어두운 예배당 구석에서 얼굴도 알 수 없는 어머니에게 편지 같은 일기를 쓰고 있는 체칠리아가 우연히 예배당으로 들어와 작곡에 몰두한 비발디를 지켜보는 장면에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배당의 모습과 작곡에 심취한 비발디의 모습, 그리고 체칠리아의 시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즉 우리의 시선이 매우 감각적이면서도 매혹적인데요. 매우 경건하면서도 슬픔마저 느껴지는 비발디의 <니시 도미누스, RV.608>의 선율이 영화에 깊이 새겨져 오랜 여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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