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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리뷰 [책 속의 클래식]

리뷰 8월호 - 하이네 '노래의 책'과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로망스 중 '왜? (Otchevo?)'

by zoiworld 201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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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7월호 - 하이네 '노래의 책'과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로망스 중 '왜? (Otchevo?)'


독일의 대문호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1856)노래의 책 (Buch der Lieder) 속의 시들을 토대로 작곡된 많은 작품들 중 네번째로 다뤄볼 작품은 바로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라 할 수 있는 차이코프스키 (Pyotr Ilyich Tchaikovsky, 1840~1893) 6개의 로망스 중 ? (Otchevo?) 입니다.

 

차이코프스키가 186911월 모스크바에서 작곡한 6개의 로망스 (6 Romances, Op.6)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러시아의 극작가이자 시인 레브 메이 (Lev Mey, 1822-1862)가 러시아 어로 번역을 하여 노래를 붙인 작품입니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6개의 로망스 중 1믿지마시오 나의 친구여 (Ne ver, moy drug)4떨리는 눈물 (Slyoza drozhit)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Aleksey Tolstoi, 1817~1875)의 시에 음악을 붙였으며, 6단지 외로음을 아는 자만이 (> Nur wer die Sehnsucht kennt, > Net, Tolko tot, Kto Znal)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 (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8~1832)의 시에 작곡을 하였고, 2아무말 말아요 나의 친구여 (Ni slova, o drug moy)’’는 러시아의 시인 알렉세이 플레체예프 (Aleksey Plescheyev, 1825~1893) 의 시에서, 마지막으로 3쓰라리지만 달콤하게 (I bol no I sladko)는 러시아의 여류 시인인 에브도키야 로스토프키나 (Evdokiya Rostopchina, 1811~1858)의 시에 곡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로망스 중 5? (Otchevo?)는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연작시서정적 간주곡에 수록된 23번째 시인 왜 이렇게 장미들이 창백한지 (Warum sind den die Rosen so blass를 독어에서 러시아어로 번역한 시에 곡을 쓴 작품입니다.

 

하이네의 시 왜 이렇게 장미들이 창백한지1823년 출판된 비극들과 서정적 간주곡 (Tragoedien nebsl einem lyrischen Intermezzo)에 수록되었다가 노래의 책의 연작에 수록된 대부분의 연작시 서정적 간주곡 (Lyrisches Intermezzo) 속 시들 중 하나입니다.

이 시는 자연이 화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는 시로, 아직 남은 사랑의 감정과 이별의 고통이 서로 대립하며 또 결합되고 있는 노래의 책 속의 시들의 특징을 매우 강하게 보여주고 있는 시입니다.

 

> 하이네의 시

Warum sind den die Rosen so blass,

O sprich, mein Lieb, warum?

Warum sind den im gruenen Gras

Die blauen Veilchen so stumm?

 

> 레브 메이의 번역

Отчего побледнела весной
Пышноцветная роза сама?
Отчего под зелёной травой
Голубая фиалка нема?

 

>

왜 이렇게 장미들이 창백한지

오 내 사랑, 말해줘, 왜 그런지?

푸른 풀밭에 핀 파란 제비꽃들은

왜 이렇게 말이 없는건지?

 

 

>

Warum singt den mit so klaeglichem Laut

Die Lerche in der Luft?

Warum steigt den aus dem Balsamkraut

Hervor ein Leichenduft?

 

>

Отчего так печально звучит
Песня птички, несясь в небеса?
Отчего над лугами висит
Погребальным покровом роса?

 

>

하늘을 나는 저 종달새들은

왜 저토록 슬프게 노래하는거지?

왜 이렇게 쑥국화에서

시체의 냄새가 나는거지?

 

 

>

Warum scheint den die Sonn auf die Au

So kalt und verdriesslich herab?

Warum ist den die Erde so grau

Und oede wie ein Grab?

 

>

Отчего в небе солнце с утра
Холодно и темно, как зимой?
Отчего и земля вся сыра
И угрюмей могилы самой?

 

>

들판에 비치는 햇빛은

왜 이렇게 차갑고 싸늘하지?

대지는 또 왜 이렇게

무덤처럼 칙칙하고 황량하지?

 

 

>

Warum bin ich selbst so krank und so trueb

Mein liebes Liebchen, sprich?

O sprich, mein herzallerliebstes Lib,

Warum verliessest du mich?

 

>

Отчего я и сам все грустней
И болезненней день ото дня?
Отчего, о, скажи мне скорей,
Ты, покинув, забыла меня?

 

>

왜 내가 이렇게 아프고 우울한지

내 사랑아, 말해줘, 왜 이런지.

오 말해줘, 더없이 사랑하는 사람아.

왜 너는 나를 떠나는지?

 

차이코프스키는 6개의 로망스를 작곡할 때 1, 2, 3, 5번은 높은 음역대의 성악가를 위하여, 4번은 바리톤, 6번은 중간 음역대를 위하여 작곡하였는데요.

특히 이 5? (Otchevo?)는 잔잔하게 시작하여 계속 베이스를 받쳐주고 있는 피아노 반주에맞춰 클라이막스까지 애절하지만 아름다운 선율로 노래하는 소프라노의 역량이 빛날 수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Anna Netrebko, 1971~)가 즐겨부르는 레퍼토리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오리지널 하이네의 시인 독어로 불려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편곡을 넘어 작품의 미적 완성도를 높여준 레브 메이의 번역이 가사로써의 완성도를 채워주고 있기 때문에 차이코프스키의 노래는 러시아어로만 불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 23번째로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연작시 서정적 간주곡23번째 시 왜 이렇게 장미들이 창백한지가 스며든 차이코프스키의 6개의 로망스 중 ? (Otchevo)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