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1월호 - 하이네 '노래의 책'과 브람스의 4개의 노래 중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항해'
독일의 대문호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1797~1856)’의 ‘노래의 책 (Buch der Lieder)’ 속의 시들을 토대로 작곡된 많은 작품들 중 다섯번째로 다뤄볼 작품은 독일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위대한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 (Johannes Brahms, 1833-1897)’의 ‘4개의 노래, 작품번호 96 (4 Lieders, Op.96)’ 중 첫번째 곡인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Der Tod, das ist die kuehle Nacht)’과 4번째 곡 ‘항해 (Meerfahrt)’ 입니다.
브람스는 그의 위대한 작품 활동 중 많은 부분을 가곡을 작곡하는데 공을 들였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1853년 발표 작품인 ‘6개의 노래, 작품번호 3번 (6 Leiders, Op.3)’를 비롯하여, ‘자장가 (Wiegenlied)’가 포함되어 있는 ‘5개의 노래, 작품번호 49 (5 Leiders, Op.49)’ 등 작품 번호가 있는 122개의 작품들 중 50개가 넘는 작품을 성악곡집을 작곡, 발표하였습니다.
브람스는 평생 200여개의 많은 가곡을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요, 그의 가곡 중 절반 이상이 여러 시인들의 시를 가사로 한 작품들로 이뤄져있습니다.
그 중 작품번호 96 ‘4개의 노래’는 1884년, 브람스가 그의 나이 51세에 작곡, 1886년에 발표한 노래 모음집입니다.
1. der Tod, das ist die kuehle Nacht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2. Wir wandelten, wir zwei zusammen (우리 둘은 함께 걸었네)
3. Es schauen die Blumen alle (그것은 모두 꽃처럼 보이네)
4. Meerfahrt (항해)
위와 같이 구성된 4개의 노래 중 2번 ‘Wir wandelten, wir zwei zusammen’이 독일 뉘른베르크 출신의 시인‘다우머 (Georg Friedrich Daumer, 1800-1875)’의 시를 가사로 쓴 작품입니다.
3번을 제외한 나머지 3개의 노래는 모두 하이네의 시를 가사로 쓴 작품인데요.
그 중 1번째 곡인 ‘죽음, 그것은 멋진 밤이야’와 마지막 곡인 ‘항해’가 바로 하이네의 ‘노래의 책’에 포함된 작품들입니다.
그 중 첫번째 노래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는 1825년 하이네가 ‘방랑의 노래 (Wandellied)’란 이름으로 발표한 시로 노래의 책에서는 세번째 연작 ‘귀향 (Heimkehr)’의 87번째 시로 포함되었습니다.
[Der Tod, das ist die kuelte Nacht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Der Tod, das ist die kuelte Nacht,
Das Leben ist der schwuele Tag.
Es dunket schon, mich schlaefert,
Der Tag hat mich mued gemacht.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이고,
삶은 무더운 낮이다.
벌써 어두워졌고, 나는 졸려온다.
낮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Ueber mein Bett erhebt sich ein Baum,
Drin singt die junge Nachtigall;
Sie singt von lauter Liebe –
Ich hoer es sogar im Traum.
내 침대 위로 한그루의 나무가 솟고,
그 안에서 어린 나이팅게일이 노래한다.
그 새는 순결한 사랑을 노래하고
나는 꿈 속에서도 그 노래를 듣는다.
브람스의 4개의 노래, Op.96 중 마지막 작품인 ‘항해 (Meerfahr)’는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두번째 연작 ‘서정적 간주곡 (Lyrisches Intermezzo)’의 42번째 수록시로 원제는 ‘내 사랑아, 우리는 함께 앉아 있었지 (Mein Liebchen, wir sassen beisammen)’입니다.
[Meerfahrt 항해]
Mein Liebchen, wir sassen beisammen,
Traulich im leichten Kahn.
Die Nacht war still, und wir schwammen
Auf weiter Wasserbahn.
내 사랑아, 우리는 함께
가벼운 보트에 앉아있었지.
고요한 밤, 우리는 물길을 따라
멀리 흘러 갔어.
Die Geisterinsel, die schoene,
Lag daemm’rig im Mondenglanz;
Dort klagen liebe Toene,
Dort wogte der Nebeltanz.
아름다운 유령의 섬,
달빛 아래에서 꿈꾸듯 누워 있었지.
그 곳은 아름다운 소리가 울리고,
안개가 물결치며 춤을 추었지.
Dort klang es lieb und lieber,
Und wogt’ e shin und her;
Wir aber schwammen vorueber,
Trost los auf weitem Meer.
소리는 점점 더 아름다워졌고,
안개의 춤도 더 화려해졌지.
하지만 우리는 거기를 지나
넓은 바다로 슬픔으로 흘러갔지.
피아노의 단순한 반주 위에 아름다운 멜로디가 감정의 흐름을 과하지 않게 매우 서정적인 진행을 만들어 낸 ‘4개의 노래, Op.96’ 중 1번 ‘죽음, 그것은 서늘한 밤’, 그리고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픈 피아노의 도입과 간주가 더해져 브람스의 젊은 날을 떠올리게 만드는 4번 ‘항해’는 하이네의 ‘노래의 책’ 속의 시가 살아숨쉴 수 있도록 브람스만의 선율과 음악적인 색채로 아름답게 꾸민 작품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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