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2월호 - 이우혁의 판타지 소설 '퇴마록' - 바흐 칸타타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한창 PC통신, 전자 우편, 채팅 등이 유행하던 1993년, 당시 엔지니어였던 ‘이우혁 (1965~)’은 ‘하이텔 (한국PC통신 주식회사에서 운영하던 PC통신 서비스명)’의 게시판에 ‘퇴마록 (頹馬錄)’을 연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반지의 제왕, 호빗 등으로 유명한 ‘톨킨 (John Ronald Reuel Tolkien, 1892~1973)’의 작품 속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소설만이 유행하던 당시, 퇴마록은 카톨릭, 불교, 도교 등 다양한 종교나 설화, 사상 등을 융합하여 ‘한국형 판타지’를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크게 성공하였고, 1994년 1월, 국내편을 시작으로 세계편, 혼세편, 말세편의 4부로 발간되며 500만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인기에 힘입어 게임으로도 제작되고 1998년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퇴마록은 현재까지도 한국형 판타지의 전설처럼 기억되고 있습니다.
퇴마록 책의 첫번째 시리즈는 ‘국내편’으로 이우혁 작가가 하이텔에 연재하던 단편 작품들을 에피소드로 묶어 발간한 작품입니다.
그 중 국내편 1권의 8개의 에피소드 중 6번째 스토리의 제목이자 국내편의 부제가 바로 바흐의 칸타타 제목이기도 한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입니다.
‘바흐 (Johann Christian Bach, 1685~1750)’는 160곡 정도의 교회 칸타타를 포함, 약 200곡의 칸타타를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칸타타 140번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BWV.140)’는 1731년, 46세였던 바흐가 성령 강림 후 17번째 주일인 ‘대림절 (=강림절, 대강절)’의 미사를 위해 작곡한 작품으로, 바흐가 가장 많이, 즐겨 연주한 작품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작품입니다.
이 140번 칸타타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는 일반적인 칸타타의 형식을 따라
1. 코랄 [Choral] :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2. 레치타티보 [Recitativo] : Er kommt, er kommt (그가 온다, 그가 오신다)
3. 2중창 [Aria] : Wann kommst du, mein Heil (나의 주여 언제 오시나이까)
4. 코랄 : Zion hoert die Waechter singen (시온은 구경꾼의 노래를 듣고)
5. 레치타티보 : So geh herein zu mir (내게로 오라)
6. 2중창 : Mein Freund ist mein (나의 친구 나의 주)
7. 코랄 : Gloria sei dir gesungen (찬송으로 주께 영광 드리리)
위와 같이 제일 처음과 마지막에 코랄을 배치하고 그 사이에 레치타티보, 아리아, 또 하나의 코랄을 넣는 형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독일 출신의 성가 작곡가 ‘필리프 니콜라이 (Philipp Nicolai, 1556~1608)’의 1599년 찬송가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를 토대로 작곡한 작품인데요. 이 성가곡은 성경 속 마태복음 제25장의 1절에서 13절에 기록된 신랑을 기다리는 지혜로운 처녀들과 어리석은 처녀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예수의 재림과 신자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구절을 인용하여 작곡한 작품으로 예수의 재림을 바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마태복음 속 구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 때에 천국은 마치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와 같다 하리니, 그 중에 다섯은 미련하고 다섯은 슬기 있는지라 미련한 자들은 등을 가지되 기름을 가지지 아니하고 슬기 있는 자들은 그릇에 기름을 담아 등과 함께 가져갔더니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 밤중에 소리가 나되 보라 신랑이로다 맞으러 나오라 하매 이에 그 처녀들이 다 일어나 등을 준비할세 미련한 자들이 슬기있는 자들에게 이르되 우리 등불이 꺼져가니 너희 기름을 좀 나눠달라 하거늘 슬기 있는 자들이 대답하여 가로되 우리와 너희의 쓰기에 다 부족할까 하노니 차라리 파는 자들에게 가서 너희 쓸 것을 사라 하니 저희가 사러 간 동안에 신랑이 오므로 예비하였던 자들은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힌지라. 그 후에 남은 처녀들이 와서 가로되 주여 주여 우리에게 열어주소서 대답하여 가로되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너희를 알지 못하노라 하였느니라 그런즉 깨어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
바흐는 매우 독실한 루터교 신자로 자신의 음악 속에 종교적인 메시지를 담아 작곡한 음악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음악 역시 하나의 설교라 생각하여 하나님을 1, 예수 그리스도를 2, 삼위 일체 3, 십자가 4,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의 상처 5, 십계명 10 등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여 작곡을 하였기 때문에 바흐의 음악은 ‘악마들이 매우 싫어하는 음악’이라 생각되어 많은 오컬트 영화 등의 배경 음악으로 많은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오컬트 영화 ‘검은 사제들’의 구마 의식 신에 등장하며 중 악마가 ‘망할 바흐!’라고 욕하는 장면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정도로 신실한 음악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여겨지는 바흐의 칸타타 140번 중 첫번째 코랄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는 이우혁의 소설 ‘퇴마록’ 국내편 1권의 6번째 에피소드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에서 귀신에게 빙의를 당할 위험에 처해 퇴마를 하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의뢰를 한 사람이 늘 알람으로 설정해 놓은 음악으로 등장합니다.
바흐의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는 마지막에 귀신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적인 책 속의 클래식 작품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500만부 이상 팔린 한국형 판타지 소설 퇴마록의 가장 인상적이며 대표적인 에피소드의 제목이 되었습니다.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Der waechter sehr hoch auf der Zinne,
Wach auf, du Stadt Jerusalem!
Mitternacht heist diese Stunde;
Sie rufen un smit hellem Munde:
Wo seid ihr klugen Jungfrauen?
Wohl auf, der Braeutigam kommt;
Steht auf, die Lampen nehmt! Alleluja!
Macht euch bereit
Zu der Hochzeit,
Ihr muesset ihm entgegen gehn!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눈을 뜨라, 파수꾼이 높은 탑에서 우리를 일어나라 깨운다.
눈을 뜨라, 예루살렘이여!
깊은 밤 뚜렷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른다;
어디 있느냐 슬기 있는 신부들아?
진실로 신랑이 왔도다;
일어나 등불을 밝혀라! 할렐루야!
준비를 하여라.
혼인 준비를 하여라.
너희는 신랑을 맞이해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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