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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달 첫 주에 “영화 속 잊혀지지 않는 클래식 명곡” 칼럼으로 찾아오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쏘냥 (박소현)입니다.
오늘은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속에 등장하여 강렬한 인상을 남긴 클래식 작품들과 그 애니메이션들을 소개하는 “만화 영화 속 클래식” 시리즈, 그 열네번째 시간으로 ‘루니 툰: 백 인 액션 <Looney Tunes: Back in Action>’ 속에 등장하는 오펜바흐의 ‘캉캉’에 대한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미국의 영화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 픽처스 (Warner Bros. Pictures, Inc.)’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루니 툰 (Looney Tunes)’는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도날드덕 등의 캐릭터에 비하여 대중성이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 때문에 2003년, 부흥을 꿈꾸며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실사 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영화 그렘린, 스몰 솔져 등을 연출한 ‘조 단테 <Joe Dante, 1946->’와 포카혼타스, 판타지아 2000 등을 연출한 애니메이션계의 전설과 같은 감독 ‘에릭 골드버그 <Eric Goldberg, 1955->’가 함께 연출을 맡았으며, ‘브랜든 프레이저 <Brendan Fraser, 1968->’, ‘제나 엘프먼 <Jenna Elfman, 1971->, 그리고 전설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 <Michael Jordan, 1963->’이 출연하고 ‘조 알라스키 <Joe Alasky, 1952->’가 벅스 버니, 대피 덕, 실베스터 등의 루니 툰 캐릭터의 목소리를 맡은 이 영화는 비록 흥행은 참패하였으나 각종 패러디와 기술력으로 매니아층에게 현재까지도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벅스 버니에게 밀려 늘 2인자에 머물러야하는 대피 덕은 워너 브라더스 측에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어달라 요구하지만 거절당하고 워너브라더스를 떠나게 됩니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의 경비원이었던 ‘데미안 주니어 <DJ, 브랜든 프레이저 분>’는 해고당한 대피 덕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같이 해고를 당하게 되고, 집에 돌아와 자신의 아버지이자 유명한 액션 배우인 데미안 드레이크가 사실 진짜 비밀 요원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데미안 드레이크가 남긴 메시지를 따라 라스베가스로 떠나게 되는 대피와 DJ, 그리고 대피 덕이 없으면 벅스 버니도, 다른 캐릭터들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알게된 워너 브라더스 코미디 파트의 부사장 케이트 호튼도 그를 따라 라스베거스로 향하며 각종 헤프닝 끝에 음모를 해결한다는 내용의 이 영화에는 매우 재미난 장면이 하나 등장합니다.
대피 덕과 벅스 버니를 항상 쫓아다니는 사냥꾼과 박물관에서 마주치게 된 둘은 달리의 ‘기억의 지속’, 뭉크의 ‘절규’ 등의 그림 속을 넘나들며 도망치게 되는데요. 이 때 여러 클래식 음악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음악이 바로 로트렉의 그림 속으로 도망쳤을 때 등장한 캉캉입니다.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의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Henri de Touluse-Lautrec, 1864-1901)’는 프랑스 귀족 가문 출신의 로트렉은 사고로 인하여 다리의 성장이 멈춰버린 인물로 귀족과 창녀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물랑루즈의 무희 잔느 아브릴 (Jane Avril, 1868-1943)에게 사랑을 빠져서 물랑루즈에서 거의 살면서 그녀를 모델로 한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결국 알콜 중독으로 인한 정신 이상으로 37세의 젊은 나이로 사망하였던 로트렉의 그림으로 유명해진 춤이 바로 ‘캉캉’입니다.
‘캉캉 (Can Can)’은 1830년대에 파리에서 크게 유행한 치마를 들어올려 속바지를 보이며 추는 춤으로, 1889년 파리에 개장한 무도회장이자 카바레 ‘물랑루즈 (Moulin Rouge)’가 이 춤으로 크게 히트를 쳤으며, 지금까지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춤이라 할 수 있는 춤입니다.
그 중 ‘캉캉 춤’이라 하면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멜로디이자 ‘루니툰: 백 인 액션’에서도 등장한 음악이 바로 자크 오펜바흐의 ‘캉캉’이라 알려져 있는 ‘지옥의 갤럽’이죠.
‘자크 오펜바흐 <Jaques Offenbach, 1819-1880>’는 독일 태생의 첼리스트 겸 작곡가였으나, 어릴 때 파리로 이주하여 평생 프랑스에서 산 음악가입니다. 그는 ‘오페레타 <Operetta>’라는 오페라는 ‘작은 오페라’라는 가볍고 재미있는 작품들을 많이 작곡하며 ‘프랑스 오페레타의 창시자’, ’파리의 모차르트’라는 별명을 갖기도 하였는데요. ‘호프만의 이야기’, ‘아름다운 헬레네’ 등 100여편의 오페레타를 작곡한 자크 오펜바흐의 대표 작품이 바로 ‘지옥의 오르페우스 <Orphee aux Enfers>’, 우리 나라에서는 ‘천국과 지옥’으로 번역된 제목의 작품입니다.
‘천국과 지옥/지옥의 오르페우스’는 2막 4장으로 작곡된 오페레타로 후에 그 인기에 힘입어 4막으로 늘어난 작품입니다.
프랑스 오페라 작사가인 ‘크레미외 <Hector-Jonathan Cremieux, 1828-1892>’와 작가 ‘알레비 <Ludovic Halevy, 1834-1908>’가 쓴 대본으로 1858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그리스 신화인 오르페우스와 에우디케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패러디를 한 작품으로 초연 당시 파리의 귀족들을 꼬집는 내용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신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은 매우 많은데요. ‘몬테 베르디 <Claudio Monteverdi, 1567-1643>’의 1607년 오페라 ‘오르페오 <L’Orfeo>’, ‘글룩 <Christoph Willivald Ritter von Gluck, 1714-1787>’의 1762년 오페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Orfeo ed Euridice>’, 그리고 하이든의 1791년 작품 ‘철학가의 영혼, 또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L’anima del filosofo, oiisa orfeo ed Euridice, HOB.28/13>’ 등이 있으며 결혼식 날에 뱀에 물려 죽은 약혼녀 에우리디케를 구하러 저승으로 간 류트 연주자이자 시인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지옥의 오르페우스’에서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가 사랑하는 사이가 아닌 증오하는 부부로 나옵니다. 에우리디케는 지옥의 신 플루토와 바람이 나고, 플루토는 에우리디케를 지옥으로 데려가버렸고, 오르페우스는 ‘여론’에 떠밀려 원치 않게 지옥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에우리디케를 지옥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오르페우스, 원작과 마찬가지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에우리디케를 돌아보면 영원히 이별을 하게되는 운명에 처하였으며 그녀의 손을 잡고 지상으로 올라오는 것이 너무나도 끔찍하였으며 그녀가 지옥에 머물기를 바라는 본심 때문에 일부러 뒤를 돌아봐서 에우리디케를 지옥으로 돌려보냅니다. 혼자 지상으로 돌아와 영원한 이별을 기뻐하는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 역시 오르페우스와 영원히 헤어졌음에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플루토와 지옥의 인물들과 함께 즐겁게 캉캉을 추며 끝이 나는 것이 ‘천국과 지옥/지옥의 오르페우스’의 결말입니다.
실제로 ‘여론’이라는 인물까지 등장하는 이 유쾌한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지옥의 오르페우스’의 2막 2장에 나오는 ‘지옥의 갤럽 <Gallop Infernal>’은 ‘캉캉’이라는 제목으로 더욱 유명한 음악입니다. 또다른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 <Charles-Camille Saint-Saens, 1835-1921>’가 자신의 대표작인 1886년 작품 ‘동물의 사육제 <Le Carnaval des Animaux>’의 4악장 ‘거북 <Tortues>’에서 이 캉캉의 멜로디를 매우 느리게 편곡하여 차용하기도 하였는데요.
캉캉 춤을 대표하며 많은 미디어와 음악 등에서 인용되고 있는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천국과 지옥/ 지옥의 오르페우스’ 속 ‘캉캉/지옥의 갤럽’은 루니 툰의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루니 툰: 백 인 액션’에 등장하여 추격신의 재미를 한층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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