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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49. 광고 속의 클래식 04. LG 시그니처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by zoiworld 2019.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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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는 https://brunch.co.kr/@zoiworld/118 입니다.

 

오늘은 광고 속의 클래식 2번째로 다뤘던 LG 시그니처가 2019년 새롭게 선보인 광고에 등장한 클래식 음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LG 시그니처는 LG에서 내놓은 가전 제품 시리즈인데, 다른 회사의 제품과는 다른 고급스러움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TV 광고 역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중시하는 영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LG 시그니처 광고의 배경은 그 전의 부엌 가구의 배경이었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프렐류드에 이어 이번 2019년 광고에도 클래식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하고 있는데요.

 

우리에게도 매우 낯익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가 바로 그 배경 음악입니다.

 

세르게이 바실리예비치 라흐마니노프 (Sergei Vasil;vich Rachmaninov, 1873-1943)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지휘자, 그리고 작곡가입니다.

라흐마니노프는 5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비롯하여 3개의 교향곡, 3개의 오페라, 2개의 피아노 소나타, 다수의 교향시를 작곡한 차이코프스키와 함께 러시아 후기 낭만을 이끌어간 음악가인데요.

 

평생 우울증에 시달리며 정신과 치료를 하였던 라흐마니노프, 그의 피아노 협주곡 2c 단조 작품번호 18 (Piano Concerto in c minor, Op.18) 1897년 그가 작곡한 교향곡 1번을 초연하였을 때의 실패로 인해 발병한 극심한 우울증을 치료를 하고 극복하게 되었던 1901, 28살의 나이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특히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초연에서 피아노를 연주하였으며, 큰 호응을 받으며 라흐마니노프의 작곡가로서의 명성을 크게 세워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도 영화 샤인 (Shine), 호로비츠를 위하여, 7년만의 외출, 버드맨, 혈의 누,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등에 등장하기도 하며 대중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피아노 협주곡입니다.

 

이 작품은 라흐마니노프가 자신의 병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을 줬던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 (Nikolai Vladimirovich Dahl, 1860-1939)에게 헌정하였으며, 1악장 모데라토 (Moderato),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Adagio Sostenuto), 3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찬도 (Allegro Scherzando)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는 10여분간 흘러나오는 서글프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선율이 인상적인 악장인데요. 미국 가수 에릭 카멘 (Eric Carmen, 1949-) 1976년 팝송 All by Myself의 멜로디의 기초가 된 곡이기도 합니다.

 

LG Signature 광고에서도 2악장 아다지오 소스테누토 중 일부가 사용되었는데요.

특히 광고 속에 등장하는 부분은 독특하게도 피아노가 메인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이 아닌, 피아노가 반주를 맡고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가 테마를 연주하는 부분을 사용했다는 것이 매우 독특한데요. 하나의 중요한 무언가가 아닌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많은 전자 제품들을 현악기 파트군과 동일시하여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이 주가 되어 나의 공간을 대변하는 피아노가 빛이 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추측되어집니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중 2악장을 선택하며 가전, 작품이 되다라는 모토를 충실하게 이행한 LG Signature, 광고 속의 클래식 그 4번째 주인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