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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iworld 호기심/Jazz 이야기 [다음 브런치] (完)

브런치 매거진 - 클래식쟁이 쏘냥이의 재즈 이야기 36.하드 밥과 1970년대 프리 재즈

by zoiworld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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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https://brunch.co.kr/@zoiworld/142 에서 음악, 사진, 영상 등과 함께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재즈 음악에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그 특유의 생동감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뮤지션들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하여 여러가지 복잡한 리듬이나 화성을 결합하는 등의 시도를 했습니다.

 

하드 밥 (Hard Bop) 역시 변화의 과정 속에서도 존재하는 정열과 쿨 음악 특유의 세심함이 깃들게 하기 위하여 펑키 (funky)한 연주법을 도입했습니다. 블루스 음악의 연주법에서 파생되어진 펑키는 빠르지 않지만 비트는 강하고, 블루스 특유의 약간은 느슨하지만 감성 충만한 연주를 의미합니다. 특히 하드 밥의 아버지라 불리는 재즈 피아니스트 호러스 실버 (Horace Silver, 1928-2014가 대표적인 펑키 하드 밥 연주자입니다.

 

하드 밥은 흑인 교회에서 부르던 찬송가인 가스펠 (Gospel)에 블루스 스타일을 접목시킨 소울 (Soul)의 영향을 많이 받고 융합됩니다. 시각 장애 가수이자 재즈 피아노 연주자였던 레이 찰스 (Ray Charles Robinson, 1930-2004)의 음악에서 소울의 완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러스 실버, 재즈 비브라폰 연주자 밀트 잭슨 (Milt Jackson, 1923-1999)이 대표적입니다.

 

60년대 소울, 70년대 펑크는 모두 흑인들의 뿌리에서 나왔으며, 이스트코스트와 웨스트코스트 출신의 뮤지션들은 펑키와 소울에 몰입하여 자신만의 정체성과 연주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였습니다. , 두 코스트 출신의 하드 밥 뮤지션들의 이토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음악적 시도가 1960년대의 수많은 갈래로 나눠진 프리 재즈를 탄생시켰다 볼 수 있습니다.

 

특히 1960년대에는 1914년 서양 음악 작곡가 쇤베르크 (Arnold Schoenberg, 1874-1951)가 시도, 완성한 12음계의 무조 음악으로 문을 연 현대 음악에서 시도되던 조성의 파괴가 시도되었습니다. 조성 뿐만 아니라 리듬이나 음악의 균형도 무너뜨리는 시도가 일어났고, 인도나 아랍, 일본, 중국과 같은 월드 뮤직을 재즈와 결합시키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독일의 클래식 현대 음악 작곡가 스톡하우젠 (Karlheinz Stockhausen, 1928-2007)이 개척한 전자 음악의 영향을 받는 등 프리 재즈는 그야말로 결합과 시도의 혼돈이었습니다.

 

우선 1960년대 초, 조성의 영역을 벗어나는 시도와 그 대표적인 뮤지션을 알아보겠습니다. 무조성1949년 쿨 재즈의 아버지 레니 트리스타노 (Leonard Joseph Lennie Tristano, 1919-1978)Intuition에서 피아노의 화성과 색소폰, 또 기타의 음악이 서로 다른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느낌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50년대 3/4박자와 기타 홑박자들이 나오기 전까지 2/4박자나 4/4박자를 기본으로 하던 기존 재즈 음악의 박자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여 복잡하고 규칙적이지 않은, 비트를 넘어선 리듬이 시도되던 시기도 바로 60년대의 프리 재즈 시기라 볼 수 있습니다. 재즈 드럼 연주자 서니 머레이 (James Marcellus Arthur Sunny Murray, 1936-2017)의 연주를 보면 이런 프리 재즈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솔로 연주는 마치 영화 위플레시에서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상징하는 재즈프리함이 느껴집니다.

 

1940년대 이후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흑인 재즈 뮤지션들이 증가하였으며, 이와 같이 백인 종교라 생각되었던 기독교에서 벗어나려던 시도를 하던 연주자들에게는 특히 인도 음악, 그리고 이집트, 머나먼 일본이나 중국 등의 동아시아 음악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월드 음악과 결합한 재즈 음악은 재즈 트럼펫 연주자 돈 앨리스 (Donald Johnson Don Ellis, 1934-1978)New Horizon, New nine과 같은 곡에서 보여지는 인도의 변화무쌍한 리듬인 탈라를 기본 리듬으로 하는 곡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 스위스의 재즈 피아니스트 게오르그 그룬츠 (George Gruntz, 1932-2013)1967년 앨범 Noon in Tunisia의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아랍의 베두인 음악가들과의 합주를 통하여 시도한 새로운 재즈의 영역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색소폰, 오보에, 플루트, 바순, 피아노 그리고 다양한 월드 뮤직 악기들을 연주하던 재즈 연주자 유세프 라티프 (Yusef Lateef, 1920-2013)1966년 앨범 A flat, G flat and C Nile Valley Blues에서는 이집트의, Feather Comfort에서는 동아시아의 음악적인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춘추전국시대같은 1960년대의 프리 재즈의 시간을 지나, 1970년대는 퓨전 재즈와 언더에서 더욱 힘을 키워가던 프리 재즈, 그리고 스윙과 비밥의 재유행, 유럽의 재즈 음악의 부흥이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1970년대 나타나게 된 퓨전 재즈와 그 이후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