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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리브스 업스테어스’는 ‘베토벤이 위층에 살고 있어요.’라는 의미로, 1992년 캐나다에서 제작되고 TV로 방영된 영화입니다. 캐나다 출신의 작가 ‘바바라 니콜 (Barbara Nichol, 1956-)’가 1989년 쓴 책 ‘Beethoven lives upstairs’를 로시니의 유령, 비제의 꿈, 드가와 무용수, 렘브란트, 모네 등 예술가들에 대한 전기를 어린이 영화로 제작한 감독 ‘데이빗 디바인 (David Devine, 1952-)’가 어린이 영화로 제작한 영화가 바로 ‘베토벤 리브스 업스테어스’입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화배우이자 감독이었던 ‘닐 먼로 (Neil Munro, 1947-2009)’가 베토벤 역을 맡았으며, 우크라이나 출신의 캐나다 배우 ‘일리야 월로쉰 (Ilya Woloshyn)’이 어린 크리스토프 역을, 헐리우드 영화 ‘나의 그리스식 웨딩’에도 출연한 캐나다 배우 ‘피오나 레이드 (Fiona Reid, 1951-)’가 크리스토프의 어머니 역을 맡았습니다.
이 어린이 영화는 큰 인기를 끌며 연극 무대로도 올려졌는데요. 줄거리는 9살의 크리스토프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생계를 위하여 크리스토프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방이었던 2층에 세를 놓게 됩니다. 크리스토프는 아버지의 방을 낯선 이방인이 차지하는게 매우 싫었습니다. 반쯤 나체로 지내며 기행을 저지르는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베토벤이 더욱 못마땅했던 크리스토프, 정확히 60알의 커피콩으로 커피를 내리지 않으면 안되는 등의 편집증적인 반응까지 보이는 베토벤에게는 이미 하녀 소피도 질려버렸죠.
바이올린 연주자인 크리스토프의 삼촌 ‘쿠르트’는 베토벤의 귀가 거의 들리지 않으며, 그가 현재 9번째 교향곡을 들리지 않은 채 상상으로만 작곡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줍니다.
어느 날, 베토벤은 크리스토프의 어머니에게 피아노를 칠 줄 아냐 묻고, 그녀는 베토벤에게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주해줍니다. 그녀의 연주가 끝나고 난 후에 교회의 종이 울리고,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이 소리를 사랑했다고 말하며 자신도 종소리를 사랑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베토벤은 이에 ‘나도 그랬었어요.’라고 대답하고, 이 때부터 크리스토프와 크리스토프의 어머니는 베토벤을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베토벤이 자신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을 작곡하는 과정에 픽션을 더한 스토리이기 때문에 이 어린이 영화에는 9번 교향곡에 대한 멜로디를 노래부르거나 리허설을 하는 과정이 많이 등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피아노 협주곡 1, 2번, 비창 소나타, 월광 소나타, 교향곡 2번, 5번 운명, 6번 전원, 7번, 8번, 바이올린 소나타 ‘봄’ 등 수많은 베토벤의 명곡들이 등장합니다.
9살 크리스토프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베토벤의 작품이 바로 9번 교향곡 합창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입니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 ‘합창’은 8번 교향곡이 작곡되고 무려 11년의 시간이 흐르고 난 후인 1824년 초연이 올려진 작품입니다.
1악장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운 포코 마에스토소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2악장 ‘몰토 비바체 (Molto Vivace)’, 3악장 ‘아다지오 몰토 에 칸타빌레 (Adagio molto e cantabile)’, 4악장 ‘피날레 (Finale)’ 이렇게 4개의 악장으로 이뤄진 9번 교향곡은 이전까지 작곡되었던 교향곡들의 구성과는 다른 변화를 주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보통 2악장이 느린 악장, 3악장은 스케르초나 미뉴엣처럼 발랄한 악장이 들어가던 기존의 형식과 달리 2악장에 빠른 스케르초, 3악장에 느린 아다지오를 배치한 것이 그 첫번째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모차르트나 하이든 등의 기존의 작곡가들도 시도했었던 부분이라 독창적인 베토벤의 것이라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합창 교향곡’이라는 부제가 후세들에게 붙여진 까닭 그 자체는 가히 베토벤의 획기적이고 파격적인 새로운 시도라 볼 수 있습니다. 그는 4악장 프레스토 부분에 합창단과 솔리스트들의 노래와 합창을 집어 넣었습니다. 베토벤은 독일의 시인이자 작가 ‘프리드리히 쉴러 (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의 1785년 시 ‘환희의 송가 (An die Freude, 영어 Ode to Joy)’를 개사하여 가사를 썼습니다.
4악장에서는 ‘오 벗들이여, 이 소리가 아니야! 더욱 편안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자 (Oh, Freunde, nicht diese Toene! Sondern last uns angenehmere anstimmen, und freudenvollere)’로 시작하는 베이스의 솔로와 함께 이 ‘최초로 노래가 등장하는 교향곡’의 역사적인 파트가 등장합니다. 바리톤의 이어지는 솔로 이후에 합창단, 4중창 등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다 모두 함께 합창을 하며 9번 교향곡은 웅장하며 경건한 느낌을 주며 끝을 맺습니다.
Freude, schoener Goetterfunken, Tochter aus Elysium, Wir betreten feuertrunken, Himmlisch, dein Heiligtum! Deine Zauber binden wieder, Was die Mode streng geteilt. Alle Menschen werden Brueder, Wo dein sanfter Fluegel weilt.
Wem der grosse Wurf gelungen. Eines Freundes Freund zu sein Wer ein holdes Weib errungen, Mische seinen Jubel ein! Ja, wer auch nur eine Seele, Sein nennt auf dem Erdenrund! Und wer’s nie gekonnt, der stehle, Weinend sich aus diesem Bund!
Freude trinken alle Wesen, An den Bruesten der Natur; Alle Guten, alle Boesen, Folgen ihrer Rosenspur.
Kuesse gab sie uns und Reben, Einen Freund, geprueft in Tod; Wollust ward dem Wurm gegeben, und der cherub steht vor Gott.
Froh, wie seine Sonnen fliegen, Durch des Himmels praecht’gen Plan. Laufet, Brueder, eure Bahn, Freudig, wie ein Held zum siegen.
Seid umschlungen, Millionen! Diesen Kuss der ganzen Welt! Muss ein lieber Vater wohnen.
Ihr stuerzt nieder, Millionen? Ahnest du den Schoepfer, Welt? Such’ ihn ueber’m Sternenzelt! Ueber Sternen muss er wohnen.
환희여, 아름다운 신의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는 불처럼 빛나는 성스러운 신전으로 들어간다!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은 사람들은 신비로운 힘으로 다시 연결해준다. 당신의 부드러운 날개가 있는 곳에서 모든 사람들은 형제가 된다.
위대한 선물을 하늘에서 받은 이여, 진실된 우정을 받은 자여, 여인의 아름다운 사랑을 얻은 자여, 모두 모여 환희의 노래를 부르자! 그렇다. 비록 한 사람의 영혼을 얻은 이라도 이 땅 위의 모든 믿는 이들이 함께 하자! 그리고 그것조차 가지지 못한 자는 눈물 흘리며 조용히 떠날 것이니.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난 환희를 들이키고, 모든 선하 이들이나 악한 이들이나 장미의 길을 따른다.
환희는 입맞춤, 포도주, 그리고 죽음조차 갈라놓을 수 없는 친구를 선사하고, 땅의 벌레조차도 환희를 받고, 천사 케루빔은 신의 앞에 선다.
태양이 영광스러운 천국의 계획을 따라 창공을 날아가듯, 형제여 영웅이 승리의 가도를 달리듯 길을 달려가라.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여 서로 포옹하라. 온 세상을 위하여 입맞춤을 하라. 형제여, 별들 너머 저 곳에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있으니.
수많은 사람들이여, 엎드리지 않을 것인가? 창조주를 믿는가 세상이여? 별들 너머 아버지를 찾으라! 하늘 너머 저편에는 사랑하는 주님께서 반드시 계시리! |
후대의 수많은 작곡가들과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이 곡은 영화 ‘베토벤 리브스 업스테어’의 마지막에 초연이 올려지는 장면을 장식합니다.
이 곡은 베토벤과 오스트리아의 지휘자이자 작곡가,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미하엘 움라우프 (Michael Umlauf, 1781-1842)’의 이중 지휘로 초연이 올려졌습니다. 영화에서는 크리스토프의 외삼촌인 쿠르트가 베토벤과 함께 지휘를 하는 장면으로 그려지며, 하숙집 주인의 어린 아들 ‘크리스토프’의 눈으로 그려진 위대한 음악가, 괴짜 베토벤을 감동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베토벤의 인간적인 고뇌나 음악을 이해시키기 매우 좋은 영화라 할 수 있는 ‘베토벤 리브스 업스테어’, ‘베토벤이 위층에 살아요.’가 한국어 더빙이나 자막과 함께 TV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하며 다음 시간에는 약속했던 영화 ‘카핑 베토벤’과 영화 속 베토벤의 명곡들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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