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칼럼 #57. 영화 '불멸의 연인'- 운명 교향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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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 영화 이야기’, 그 첫번째 영화 ‘불멸의 연인’에 등장하는 작품들 중 마지막으로 다뤄볼 곡은 바로 ‘운명 교향곡’입니다.

 

사실 영화 ‘불멸의 연인’에는 월광 소나타, 비창 소나타, 운명 교향곡 외에도 ‘장엄 미사 (Missa Solemnis in D Major, Op.123)’,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Piano Concerto No.5 in E flat Major, Op.73 ‘Emperor’), 교향곡 3번 ‘영웅’ (Symphony No.3 in E flat Major, Op.55 ‘Eroica’), 바이올린 협주곡 (Violin Concerto in D Major, Op.61)’,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Sonata for Violin & Piano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피아노 트리오 6번 ‘유령’ (Piano Trio No.9 in D Major, Op..70-1 ‘Der Geist’) 등 수많은 작품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다른 베토벤과 관련된 영화들에도 등장하는 경우가 잦아서 우선 불멸의 연인과 관련되어서는 오늘을 마지막으로 하구요. 베토벤과 관련된 영화들을 다뤄본 후에 만약 빠진 작품들이 있다면 다시 한번 불멸의 연인과 함께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미미미도~’로 잘 알려져있으며 우리가 이미 46번째 ‘영화를 살린 클래식 ()’에서 광고 속 클래식 3번째의 내용으로 다뤄본 적이 있는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운명 교향곡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Schicksal’)’은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클래식 작품이자 현재까지도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는 멜로디의 작품일 것입니다.

 

베토벤이 1806년에 작곡을 시작하여 2년 뒤인 1808년 완성하여 12월 22일에 직접 지휘를 하며초연을 올린 운명 교향곡은 1악장 ‘알레그로 콘 브리오 (Allegro con Brio)’, 2악장 ‘안단테 콘 모토 (Andante con moto)’, 3악장 ‘알레그로 (Allegro)’, 4악장 ‘알레그로-프레스토 (Allegro-Presto)’로 이뤄져 있으며, 유명한 멜로디 ‘미미미도~’는 1악장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테마입니다.

 

독일의 지휘자이자 음악 학자였던 ‘파울 베커 (Max Paul Eugen Bekker, 1882-1937)’는 운명 교향곡의 각 악장에 부제를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오펜바흐 (Jaques Offenbach, 1909)’, ‘프란츠 슈레커 (Franz Schreker, 1919)’, ‘바그너 (Richard Wagner – Leben im Werke, 1924)’ 등의 평전을 비롯하여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들 (Gustav Mahlers Sinfonien, 1921)’, ‘현대 음악 (Neue Musik, 1923)’ 등의 책들을 쓰며 20세기 초 가장 영향력있는 음악 비평가 중 한명으로 평가되었던 파울 베커는 1911년 출판한 ‘베토벤 (Beethoven)’을 출판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들’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의 각 악장을 다음과 같은 단어로 표현하였습니다.

 

1악장 : 몸부림/싸움 (Kampf/Struggle)

2악장 : 희망 (Hoffnung, Hope)

3악장 : 의심 (Zweifel, Doubt)

4악장 : 승리 (Sieg, Victory)

 

귀가 멀어가는 음악가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였으나 그 운명에 맞서 싸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영화 ‘불멸의 연인’에서도 가장 첫 장면에 등장하며 영화에 확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57세의 나이에 숨을 거둔 베토벤, 영화는 베토벤이 숨을 거두는 순간으로 시작됩니다. 원래의 나이보다도 훨씬 늙고 초라해 보이는 베토벤이 내려치는 번개의 조명을 끝으로 숨을 거두는 장면에 운명 교향곡의 테마 ‘미미미도~레레레시~’, 단 8개의 음만이 흘러나오며 극적인 긴장감을 조성해주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또 베토벤이 존경해 마지않던 ‘나폴레옹 (Napoleon Bonaparte, 1769-1821)’이 욕심으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며 전쟁을 일으켜 비엔나를 공격하는 장면에서도 등장합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극심한 실망감에 사로잡힌 베토벤은 원래 나폴레옹의 이름으로 헌정하려고 했던 교향곡 3번을 ‘영웅 (Eroica)’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내놓게 되죠.

 

워낙 강렬한 인상 덕분에 영화 ‘불멸의 연인’의 트레일러 중 제일 첫 장면 역시 장식하고 있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과 함께 영화 불멸의 연인을 감상해보면 작곡가이자 한사람의 처절한 ‘인간’이었던 베토벤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베토벤의 또다른 작품들을 영화 속에서 찾는 재미도 함께 느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다음 시간에는 2007년에 개봉되며 또 한번 베토벤 붐을 일으켰던 영화 ‘카핑 베토벤’ 시리즈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