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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냥의 클래식 칼럼/브런치 클래식 매거진

브런치 칼럼 #60. 영화 '카핑 베토벤' - 현악사중주 '대푸가'

by zoiworld 2020.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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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주소https://brunch.co.kr/@zoiworld/146 입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 기념 음악 영화 이야기, 그 세번째 영화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대푸가 작품번호 133(Gorsse Fuge in B flat Major, Op.133)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베토벤의 말년, 그가 청각을 완전하게 상실한 것으로 알려진 1825년에 작곡하여 다음 해이자 베토벤이 사망하기 1년전인 1826년에 비엔나에서 슈판치히 콰르텟 (Schuppanzigh Quartet)에 의하여 초연된 현악 사중주 대푸가 작품번호 133(Grosse Fuge in B flat Major, Op. 133)은 원래 같은 해에 같은 조성으로 작곡되어 역시나 같은 해에 슈판치히 콰르텟에 의하여 비엔나에서 초연된 현악 사중주 13번 작품번호 130(String Quartet No.13 in B flat Major, Op.130)의 마지막 악장을 위하여 작곡된 작품입니다. 6악장으로 이뤄진 현악사중주 13번은 마지막 악장이 될 뻔한 대푸가15분의 긴 연주 시간에 난해하다는 주위의 평판으로 인하여 탈락된 대신 짧은 피날레로 완성되어 그의 후원자 중 한명이었던 갈리친 후작 (Nikolai Galitzin)에게 헌정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루돌프 대공 (Rudolph Johann Joseph Rainier von Oesterreich)에게 헌정된 단악장 구성의 대푸가는 시대를 앞서간 복잡한 어려운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당시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베토벤에 대한 미국 최고의 권위자로 알려져있는 미국의 음악학자 루이스 락우드 (Lewis H. Lockwood, 1930-)가 타임즈에 대푸가는 하나의 작품 그 이상입니다. 이 작품은 음악학적인 성배이자, 아이디어와 함축의 소용돌이이죠. 역사상 가장 강력한 작곡가의 가장 혁명적이고 근본적인 작품입니다. (is that the Great Fugue is more than a piece; its a musicological Holy Grail, a vortex of ideas and implications. It is the most radical work by the most formidable composer in history..)이라고 인터뷰하였듯 현재는 많은 연주자들에게 도전 과제로도 생각되어지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대푸가는 베토벤이 피아노 연탄용으로 직접 편곡하여 네 손을 위한 대푸가 작품번호 134 (Grand Fugue for 4 Hands in B Major, Op.134)으로 따로 출판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현악사중주에 더블베이스를 더하여 현악 오중주로 연주하거나, 현악 오케스트라 용으로도 편곡되어 많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2018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오버 보드 (Overboard), 2012년부터 7시즌까지 방영된 영국의 드라마 인데버 (Endeavour), 독일의 2010년 독립영화 박애 (Menschenliebe), 1994년부터 10년간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오스트리아 드라마 조사관 렉스 (Komissar Rex)과 같은 매체에 배경 음악으로 등장하였던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대푸가는 영화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에서는 오프닝에 등장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는 장면, 달리는 마차 안에 앉아 있던 안나 홀츠는 양치기 소년이 언덕에서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에서 대푸가의 주제를 연상하게 되고 베토벤을 이해하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대푸가의 흥행 실패가 베토벤을 죽음으로 이끈 것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영화의 첫장면에서 베토벤이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안나 홀츠가 마차를 타고 베토벤을 향해 가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또 반 나체의 베토벤이 나팔 모양의 보청기를 오른쪽 귀에 꽂은 채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주를 번갈아 가며 작곡하는 인상적인 장면에서 베토벤이 작곡하고 있는 작품 역시 대푸가입니다.

 

도전적이며 열정을 상징하는 작곡가 베토벤을 다룬 영화 카핑 베토벤과 가장 잘 어울리는 도전적이고도 격정적인 베토벤의 작품 대푸가는 영화의 처음과 인상적인 베토벤의 작곡 장면에 등장하며 그의 이상과 그 누구보다 앞서간 음악적 선구자의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베토벤의 디아벨리 주제에 의한 33개의 변주곡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