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0. 도대체 언제 박수를 쳐야 할까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죠?
전 개인적인 일들이 여기저기서 펑펑 터지고..
일주일에 2~3회의 연주회를 소화하느라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벌써
12월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네요…
원래는 공처가 특집 2탄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대해 칼럼을 쓰고 있었는데요..
워낙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음악 세계가 복잡다난하기 때문에 좀더 쉽게 더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까발리고 가다듬고 난 후에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답니다.
다음주까지 공처가 2탄을 올리겠다고 약속드리며..
오늘은 가볍게
"연주회에서 도대체 언제! 박수를 쳐야 하나요?!”
...란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연주회장에서의 에티켓 등에 대해 까발려보려 합니다^^
우선 위의 동영상의 곡은
교향곡의 아버지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하이든(Franz Josef Haydn, 1732-1809)"의
“String Quartet No.30 in Eb Major, Op.33-2 (현악사중주 30번)"입니다.
이 곡은 "농담(Joke)"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는 곡인데요.
하이든은 음악을 통해서 유머를 자주 표현했어요.
(이 유머와 그에 따른 부제에 대한 칼럼은 12월 마지막 칼럼에서 다루려 한답니다^^)
그 중 하나가 이 농담이란 곡입니다.
이 곡은 특히 마지막 악장(4악장)의 끝을 주목해서 보셔야 할 필요가 있답니다..ㅎㅎ
곡이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3마디씩 모든 악기가 쉬는 것이기 때문에
다 끝난줄 알고 박수치는 관객들을 상대로 장난을 하거든요..
결국 마지막에는 이제 박수를 쳐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곡인거죠^^
물론 전곡 내내 다양한 음악적 효과를 통해 유머러스한 하이든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무대와 관객의 거리는 이정도?
출처 : http://www.siegelwerk.com/assets/images/featured/featured_bertelsmann_175_jahre_buehne.jpg>
연주회에서 연주가 하나 끝나고 난 후 박수를 쳐야하는 건지 말아야할지
망설여본 적 있으신가요?
쿨럭 쿨럭 헛기침을 하거나
누군가가 박수를 치면 따라쳐야지 눈치 싸움을 하거나
혼자 박수 치다 민망함에 손을 내린 경험
또는 그런 상황에서 그 실수를 하신 분을 쳐다본 적이
다들 한번쯤 있으실거예요^^
도대체 언제 환호와 갈채를 보내야 하는 걸까요?
첫째는 오케스트라나 지휘자, 독주자, 앙상블 멤버 등
무대 위에 연주자가 등장하거나 퇴장할 때입니다.
그렇다고 보면대를 정리하거나 피아노를 옮기는 분들이 입장하거나 퇴장할 때
박수를 친다면 그 분들이 굉장히 어색한 웃음을 지으실지도 몰라요..ㅎㅎ
우리 나라는 특히나 박수에 인색한 편이여서
연주자가 다 입장하거나 퇴장하기도 전에
박수가 뚝~ 끊겨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얼마 전에도 제가 어디 초청으로 앙상블 연주를 했는데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 다섯 걸음을 옮기기도 전에 박수가 끊기는 바람에
어색 + 민망해하며 저벅저벅 퇴장했던 기억이 있어요.
뒷통수에 흐르는 식은땀이란~!
오스트리아에서 졸업 연주회 때 7번의 커튼콜을 받았던 것과는 어마어마한 차이랄까요..
박수는 건강에도 좋으니 많이 많이 오래 오래 쳐주세요~~^-^
<발레리나 & 발레리노의 무대 인사
둘째 곡 중간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좋답니다.
물론 오페라나 발레에서 솔로가 자신의 아리아를 끝냈거나
발레리나/발레리노가 자신의 솔로 안무를 끝냈을 경우에는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하고 있더라도 박수를 치는 것이 허용이 되어요.
하지만 독주+피아노 반주의 곡이나
독창+피아노 반주의 경우,
독주/독창자의 솔로 부분이 끝났다고
아직 피아노가 끝나지 않았을 때 박수를 치는 것은
피아노 연주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많이 생각하기 때문에
절대~~ 피아노 반주가 아직 흐르고 있을 때 박수는 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음악의 흐름 자체를 깰 수 있기 때문이예요.
음악이 완전히 끝났을때 박수 치기! 잊지 마세요!
셋째 악장과 악장 사이에서는 박수를 치면 안된답니다.
이 세번째 부분이 가장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악장이 무엇일까요?
인터넷의 위*페디아 백과 사전에는
“교향곡 등 음악의 형태에서 곡 내에서 공백으로써 분리가 되는 자립적 부분들을 뜻한다.
대개 각 악장은 리듬감 있는 패턴, 빠르기(tempo), 조(key),
그리고 화성 붙임(harmonization)에 의해 구별이 가능하다”
(출처 : http://ko.wikipedia.org/wiki/%EC%95%85%EC%9E%A5)
....라고 쓰여져있는데요.
이건 뭐...
음악 전공자인 제가 봐도 어렵네요ㅠㅠ
쉽게 표현하자면
기, 승, 전, 결?!
또는
연극의 1막, 2막, 3막처럼
전체 “한 곡”의 음악을 완성하는 작은 3~4개의 곡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예를 들면 소나타라는 곡 하나는
1.즐겁고 보통 빠르기의 주제 음악곡
2.정반대의 느리고도 슬픈 음악곡
3. 마지막을 장식하는 매우 빠른 음악
이렇게 세개의 작은 곡이 모여 완성이 되는거죠..
위에 올린 하이든의 농담은 4악장으로 이뤄져있으니
4개의 작은 곡이 모여 “농담”이라는 하나의 현악사중주 곡이 완성된 거랍니다^^
결국
악장과 악장 사이의 쉬는 시간은
전체 음악에 포함이 되기 때문에
박수를 치면 안된다는 거죠.
하지만 요즘은 음악에 감동을 받았다면 박수를 쳐도 된다는 의견을 가진
음악가들이 많아지는 추세랍니다.
그렇지만 음악의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음악가 또한 많기 때문에
그 전에 따로 코멘트가 없었다면
악장과 악장 사이의 쉬는 시간에는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이 좋아요..ㅎㅎ
그런데 말입니다.
<출처 : http://talkimg.imbc.com/TVianUpload/TVian/TViews/image/2014/05/22/7Rg5IdZI3buJ635363718897391377.jpg>
여기서 문제는!
이 곡이 도대체 몇 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는지
언제가 이 전체 곡이 끝나는지 알쏭달쏭하다는 점입니다.
보통 악장은 3~4개로 이뤄지지만..
이 부분은 워낙 작곡가 마음이다보니
간혹 2악장으로 끝나거나 5악장씩 이뤄진 곡들이 있어서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되죠.
그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
바로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연주회 가기 전
그 음악들을 들어보고 배경을 공부하고 가면
재미는 2~3배로 커지겠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바쁜 현대인의 삶이기 때문에…
이렇게 아무 배경지식 없이 음악을 들으러 오신 분들을 위해
각각의 연주회에서는
연주자들의 프로필, 곡명, 작곡가와 곡에 대한 배경 설명 등이 쓰여진
“프로그램”을 배포 및 판매를 하고 있어요.
이 프로그램은 언제 박수를 쳐야하는지 알 수 있도록
악장과 음악의 분위기까지 상세히 쓰여져 있답니다.
<쏘냥의 2010년의 독주회 프로그램>
마지막으로 언제 박수를 쳐야할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연주자들의 표정과 행동을 살피는 것입니다.
연주자들이 연주를 끝내고
미소를 지으며 관객을 쳐다보거나
일어서거나 해서 인사할 준비를 하면
그것은 바로 박수를 치라는 큐 사인인거죠^^
잠깐의 공백을 즐기며 악보를 정리한다든지
악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 곡 안 끝났으니 박수치지 마세요! 랍니다.
지휘자가 지휘를 마치고 뒤돌아서면 그것 역시!
박수치세요~
..이겠죠?
하지만...
위의 어떤 것들보다 중요한 건 뭘까요?
전 강의할 때 모두에게 말한답니다..
주위 다른 관객들이 박수를 치기 시작한지 2~3초 후에 박수를 치면 된다고…
몇 명이 박수를 치다가 어 아닌가?하며 사그라들면
‘훗~그것도 몰라?’
라는 표정으로 쳐다봐주면 되는거죠.
또 모든 청중이 계속 박수를 치고
연주자들의 표정을 봤을 때 그들이 박수를 즐기고 악기를 내린다면
박수를 함께 쳐주면서
"브라보(남자에게)/브라바(여자에게)/브라비(여러명의 연주자들에게)"
..를 외쳐주면 된답니다..
이렇게 몇 번 연주회장의 분위기를 느끼다보면
자연스럽게 아 이제 박수 타임이네~란 느낌을 갖게 되실거예요.
이제 연주회장에서의 에티켓 몇가지를 알려드리고
오늘 칼럼을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부분들은 연극이나 뮤지컬, 영화관에서 지켜져야하는 수칙들과 거의 동일한데요.
핸드폰 꺼두기
속닥거리지 말기
연주 중에 프로그램 뒤적뒤적 하거나 부채질 하지 말기
특히 음식 먹지 말기~는 지켜주셔야 해요…
연주자들도 냄새를 맡으면 배가 고파져 연주하기 너무 힘들어진답니다….
연주를 한다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최상의 음악을 만들고 표현을 하는 것이기에
감각 하나하나가 굉장히 예민해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소리 하나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답니다…
그러니 좋은 음악을 듣기 위해 청중들은 연주자들을 배려해주는 것이 많이 필요하겠죠??^^
예전에는 옷차림을 말쑥한 정장과 짙은 화장을 하고 차려입고 가는것이
연주회 에티켓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클래식 연주홀들의 문턱을 낮추는 운동(?!)을 많이 한 결과..
바로 앞 슈퍼에 장보러 가는 차림만 아니면 괜찮답니다.
슬리퍼에 "수면바지"나 "츄리닝~", 너무 야시시한 짧은 옷들이 아니라면 좋겠죠?
<이 관객 중 한명이 여러분이 되실 수 있으십니다!
출처:http://newsletter.kf.or.kr/up_limages/16_5news3.jpg>
다음 시간에는 공처가 시리즈 2탄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와 그의 아내 파울리네에 대해 까발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언제나 제 연주회 티켓 문의나 근황은 www.soipark.net 이나 tschiny@hanmail.net 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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