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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7시에 만나요! 1일 클래식!
12월 29일, 오늘은 서늘한 달빛이 내리쬐는 밤이 연상되는 작품을 만나보시겠습니다.
https://youtu.be/L3vclwWOefM?si=e880iA7pyIQefsnL
곡명 : 정화된 밤 작품번호 4번 (Verklaerte Nacht, Op.4)
작곡가 : 쇤베르크 (Arnold Schoenberg, 1874-1951)
오스트리아의 작곡가 '아놀트 쇤베르크'는 12음계를 모두 사용하는 12음기법을 도입하여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클래식 음악 속 단조, 장조를 토대로 만들어진 조성 음악의 벽을 허물어버린 현대 음악의 선구자와 같은 인물입니다. 그는 9세에 바이올린을 배우며 작곡도 독학을 하였으나,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는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한 때 음악의 꿈을 접고 은행에서 일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음악학교로 복학을 하였으며, 20대에 다양한 오페레타의 작품들을 관현악 버전으로 편곡을 하며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인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구스타프 말러는 쇤베르크의 후원자를 자청하며 그의 스승이 되어줬습니다.
쇤베르크가 슈트라우스와 말러의 인정을 받게 된 계기가 된 곡이 바로 1899년에 졸업곡으로 작곡한 현악6중주 <정화된 밤>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 곡을 후에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하여 편곡하였습니다. 이 곡은 독일의 시인 '리하르트 데멜 (Richard Dehmel, 1863-1920)'가 1896년에 쓴 시집 <여인과 세계 (Weib und Welt)>에 수록된 동명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되었습니다.
Verklaerte Nacht (정화된 밤)
Zwei Menschen gehn durch kahlen, kalten Hain;
der Mond laeuft mit, sie schaun hinein.
Der Mond laeuft ueber hohe Eichen,
kein Woelchen truebt das Himmelslicht,
in das die schwarzen Zacken reichen.
Die Stimme eines Weibes spricht:
두 사람이 헐벗고, 추운 숲을 걸어가고 있었다.
달은 그들을 따라가며 비춘다.
높은 떡갈나무 사이로,
구름 한 점도 없는 하늘 위에
검고 뾰족한 끝이 달을 찌른다.
여자가 말한다.
Ich trag ein Kind, und nit von dir,
ich geh in Suende neben dir.
Ich hab mich schwer an mir vergangen;
ich glaubte nicht mehr an ein Glueck
und hatte doch ein schwer Verlangen
nach Lebensfrucht, nach Mutterglueck
unf Pflicht. - da hab ich mich erfrecht,
da liess ich schaudernd mein Geschlecht
von einem fremden Mann umfangen
und hab mich noch dafuer gesegnet.
Nun hat das Leben sich geraecht,
nun bin ich dir, o dir begegnet.
나는 아이를 임신하였어요. 당신의 아이가 아닌.
나는 당신에게 죄를 지었어어요.
나는 내 죄에 고통스러워 해왔죠.
나는 행복해 할 수 없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갈망했죠.
삶의 풍요로움과 어머니의 기쁨
그리고 의무를. 그래서 나는 죄를 저질렀어요,
그리고 이제 나는 떨면서 고백해요. 내 불륜을.
낯선 이에게 안겨
환희를 느꼈어요.
이 용서받지 못할 삶
이제 당신을 찾아왔어요. 찾아왔어요.
Sie geht mit ungelenkem Schritt,
sie schaut empor, der Mond laeuft mit;
ihr dunkler Blick ertrinkt in Licht.
Die Stimme eines Mannes spricht:
그녀는 비틀거리며 걷는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본다. 달은 계속 따라온다.
빛은 그녀의 어두운 시선을 비춘다.
남자가 말한다.
Das Kind, das du empfangen hast,
sei deiner Seele keine Last,
o sieh, wie klar das Weltall schimmert!
Es ist ein Glanz um Alles her,
du treibst mit mir auf kaltem Meer,
doch eine eigne Waerme flimmert
von dir in mich, von mir in dich;
die wird das fremde Kind verklaeren,
du wirst es mir, von mir gebaeren,
du hast den Glanz in mich gebracht,
du hast mich selbst zum Kind gemacht.
당신이 품은 아이를
영혼의 짐으로 삼지 마세요.
봐요, 이 우주가 얼마나 밝게 빛나는지!
저 광채가 모두에게서 사라지고,
당신과 내가 차가운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할지라도,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타오르게 할 거예용.
당신이 나를, 내가 당신을.
이 열기가 그 낯선 이의 아이를 정화 시킬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그 아이를 낳고, 내가 그 아이를 기를 거예요.
당신은 내게 빛을 줬고,
당신은 내게 아이를 줬어요.
Er fasst sie um die starken Hueften,
ihr Atem mischt sich in den Lueften,
zwei Menschen gehn durch hohe, helle Nacht.
그는 그녀의 엉덩이에 팔을 감싸안는다.
그들의 숨결이 공중에서 섞인다.
두 사람은 높고, 밝은 밤을 걸어간다.
하나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데멜의 시 <정화된 밤>의 5연처럼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눠져 있는 표제음악이 바로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입니다. 그럼 오늘도 정화된 밤을 지나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셨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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