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쏘냥의 클래식 칼럼/리뷰 [책 속의 클래식]

리뷰 1월호 - 월트 스콧 '호수의 여인',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by zoiworld 2018. 4. 23.
728x90




프랑스의 작곡가 구노 (Charles-Francois Gounod, 1818~1893), 이탈리아 작곡가 카치니 (Giulio Romolo Caccini, 1551~1618)의 아베마리아와 함께 3대 아베마리아라고도 불리우는 오스트리아 작곡가 슈베르트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의 아베마리아의 원제는 엘렌의 노래 3, 작품번호 52-6 (Ellens dritter Gesang, Op.52, D.839, No.6)입니다.

 

이 곡은 슈베르트가 28세의 나이었던 1825년에 작곡한 7곡으로 구성된 가곡 연작 호수의 여인 (Liederzylkus von Fraeulein vom See) 6번째 곡이며 가사 첫 대목의 아베마리아를 본따 아베마리아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소설가인 월터 스콧 (Sir Walter Scott, 1st Baronet,1771~1832)의 서사시 호수의 여인 (Lady on the Lake)를 읽고 감명을 받아 독일의 사학자 아담 스토크 (Adam Storck, 1780~1822)에게 독일어 번역을 맡겨 가사를 붙인 작품인데요.

 

월터 스콧 경은 서사시 마지막 음유 시인의 노래 (The Lay of the last Minstrel), 역사 소설 웨이벌리 (Waverley) 등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특히 그는 중세 시대에 관한 역사 소설의 교과서라 불리우기도 한 소설 아이반호 (Ivanhoe)로 잘 알려져 있으며, 호수의 여인 (The Lady of the Lake)는 그의 나이 39세였던 1810년에 완성 및 출판된 작품입니다.

 

호수의 여인 엘렌은 제임스 5세에게 추방당한 더글라스의 딸로 젊고 잘생긴 전사 말콤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글라스는 엘렌이 반란군의 지도자인 성주 로드릭과 결혼하기를 원하고 있지요. 말콤은 사실 신분을 감춘 스코틀랜드의 젊은 왕이었으며 엘렌의 신분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녀가 위험에 처할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스코틀랜드의 왕을 상징하는 반지를 사랑의 징표로 바칩니다.

호수의 여인은 반역자의 딸과 젊은 왕의 사랑과 역경이 주된 줄거리인데 그 속에 스코틀랜드의 정치적인 갈등과 환상적인 요소들을 집어넣은 서사시입니다.

 

월터 스콧의 작품은 25편의 오페라의 소재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Lucia di Lammermoor), 벨리니의 청교도 (L Puritani), 로시니의 아이반호 (Ivanhoe), 비제의 퍼스의 아름다운 아가씨 (The Fair Maid of Perth)입니다.

 

서사시 호수의 여인 역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준 소설이기도 한데, 특히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곡가인 로시니 29번째 오페라 호수의 여인 (La donna del lago)는 월터 스콧의 작품을 클래식 작품으로 올린 첫 오페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도 무대에 꾸준히 올려지고 있는 2막의 오페라입니다.

 

엘렌의 노래 3, 아베마리아는 이 서사시 중 엘렌이 성모 마리아에게 아버지를 도와달라 성모마리아에게 구원을 청하는 기도를 하는 대목에 슈베르트가 작곡을 하였으며 가사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Ave Maria! Jungfrau mild! Erhoere einer Jungfrau Flehen!

Aus diesem Felsen starr und wild; soll mein Gebet zu dir hin wehen.

Wir schlafen sicher bis zum Morgen, ob Mesnchen noch so grausam sind.

O Jungfrau, sieh der Jungfrau sorgen, O Mutter, hoer ein bitten Kind! Ave Maria!

아베마리아! 자애로우신 성처녀여! 처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당신은 이 험한 땅에서 바치는 기도를 들으시고 절망의 한복판에서 우릴 구해주실 수 있지요.

쫓겨나고 버려져 모욕당한 우리지만 두려움없이 잠들 수 있도록 지켜주소서!

동정녀 마리아여, 처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어머니여 당신께 간절히 기도하는 자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아베마리아!

 

Ave Maria! Unbefleckt! Wenn wir auf diesen Fels hinsinken zum Schlaf, und uns dein Schutz bedeck,

Wird weich der harte Fels uns duenken.

Du laechelst, Rosenduefte wehen; In dieser dumpfen Felseonkluft,

O Mutter, hoere Kindes Flehen, O Jungfrau, eine Jungfrau ruft! Ave Maria!

아베마리아! 죄없은 이여! 저희가 이 바위에 쓰러지고 잠들어도 당신이 보호해줘, 굳은 바위가 부드러워질 것입니다. 당신이 미소지으시면 이 습기 가득한 바위 틈도 장미향에 흩날리리라.

오 어머니여, 어린 자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동정녀시여! 소녀가 간절히 부릅니다! 아베마리아!

 

Ave Maria! Reine Magd! Der Erde und der Luft Daemonen,

Von deines Auges Huld verjagt, sie koennen hier nicht bei uns wohnen,

Wir wollln uns still dem Schicksal beugen, Da uns dein heilger Trost anweht;

Der Jungfrau wolle hold dich neigen, Dem Kind, das fuer den Vater fleht. Ave Maria!

아베마리아! 순결한 동정녀여! 땅과 공기 속의 악마들은 성모님의 눈에서 나오는 은총으로 쫓아내어 우리 곁에 있을 수 없게 되리니, 당신의 성스러운 위로가 우리와 함께 하기에, 우리는 운명에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동정녀께 간청합니다. 아버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이 어린 자녀를 굽어보소서. 아베마리아!

 

 

아베마리아가 포함된 가곡 연작 호수의 여인소피 바이센볼프 (Die Graefin Sophie von Weissenwolff, 1794~1847) 백작 부인에게 헌정되어 그녀의 성에서 초연되었으며, 특히 바이센볼프 백작 부인은 초연 후 호수의 여인이라 불려졌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작품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며 특히 아베마리아는 다른 작곡가들에게 편곡되어 현재까지도 많이 연주되고 있는데 리스트 (Franz Liszt, 1811~1886)의 피아노 독주를 위한 버젼과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빌헬미 (August Emil Daniel Ferdinand Wilhelmj, 1845~1908)가 바이올린과 피아노 반주를 위해 편곡한 버젼이 많이 연주되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카톨릭 성가로까지 불려지고 있는 슈베르트의 엘렌의 노래 3, 아베마리아와 스코틀랜드의 문호 월터 스콧의 호수의 여인 2018 1월의 문을 열어주는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 17번째 칼럼이었습니다.